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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숲마실 Nov 13. 2017

Gasque

스웨덴 사람들의 가스크/웁살라 대학교 학생 파티/첫 가스크

지난주 토요일 (2017년 11월 4일) 나는 친구들과 함께 내 생애 첫 가스크를 경험했다. 가스크 (Gasque) 란 일종의 격식을 갖춘 전통적인 디너파티로, 얼마나 격식을 차리는지는 가스크 마다 차이가 있다. 보통 네이션 (웁살라 대학과 룬드 대학만 Nations 이 있고 다른 대학교엔 다른 형태로 존재한다고 한다: 네이션 참고)에서 열린다. 각 네이션이 학기마다 다양한 테마의 네이션을 하지만 드레스 코드나 테마를 제외하곤 기본은 비슷하다.


파티에 참석하기 위해선 복장 테마를 잘 준수해야 하는데 여성보단 남성에게 좀 더 엄격한 드레스 코드가 주어지는 것 같다 (여성 같은 경우는 예쁜 원피스나 패셔너블한 점프슈트 등 선택의 범위가 넓지만 남성은 선택 범위가 좁음).


내가 본 사이트에선 드레스 코드를 크게 두 가지로 분류했는데, 첫 번째는


- Kavaj (black tie) (*Kavaj스웨덴어: 정장 재킷)

남자는 반드시 정장 (같은) 재킷을 입어야 하고, 그와 잘 맞는 (그리고 테마에 잘 맞는) 바지, 셔츠 그리고 타이를 매야 한다. 물론 타이를 안 하는 분도 있지만 정말 웬만하면 다 타이를 한다. 그리고 여자는 칵테일 드레스나 이브닝드레스를 입어야 한다 (상하의가 따로 떨어진 옷은 안된다는 말이다).


- Högtidsdräkt (white tie/full formal dress)

남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턱시도 (완전체)에 하얀 타이 (보타이 하기도 한다)를 매야하고 여자는 반드시 무도회용 드레스 (A ball gown)를 입어야 한다.


Kavaj에서 더 포멀한 옷을 입어도 상관은 없다. 즉, 더 포멀한 것은 괜찮지만 규정한 것보다 덜 포멀 하면 안 된다는 말이다. 느낌이 안 오신다면 사진을 보시라.


https://www.kth.se/blogs/utland/2017/06/nar-man-far-gasque-abstinens-under-utbytet-ja-da-ordnar-man-
Gasque (Högtidsdräkt)in GH nations ,http://ghnation.se/verksamheter/gasque-bal/


위 사진의 남자가 입은 옷을 보면 흰 타이에 완전하게 턱시도를 입고 있고 여성들도 야회복(정말 롱 드레스를 입는다)을 입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반면, 밑에 사진은 남성들이 정장을 입고 있기는 하지만 스니커즈나 청바지를 입거나, 타이를 매지 않은 사람도 볼 수 있다.


실제로 스웨덴 쇼핑 사이트에서는 드레스 및 턱시도 정장을 판다.




위의 두 사진이 kavaj 느낌이고 밑의 사진이 Högtidsdräkt 느낌인데 남자가 흰 보타이만 매고 있다면 완벽하다 (출처: https://www.zalando.se). 이 사이트는 정말 다양한 물건을 파는데 나도 여기서 내 가스크 드레스를 구입했다 (내가 갔던 가스크는 kavaj 였다).


가스 크는 보통 토요일 저녁에 많이 하고 18시경에 시작해서 식사는 22시쯤 끝나고 후에 파티가 이어지는데, 대략 새벽 2시까지 한다. 이제부터 가스크에서 무엇을 하는지 밝혀보고자 한다.


1. Arrival

보통 가스크는 18시경에 시작하지만 대개 가스크는 17.30부터 올 수 있다. 초대장에 DK라고 써져 있는 게 있는데 DK는 (dubbelkvart) double quarter라는 의미인데, 17dk이면 17.30이다. 스웨덴에서 시간을 엄수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니 반드시 엄수하도록 하자! (늦게 오는 사람이 주인공, 이런 것은 없다!!)


**스웨덴은 시간을 표시할 때 kvart를 자주 쓰는데 kvart över 15 (quarter past 15), kvart i 17 (quarter to 17) 등으로 자주 스인다.


2. Seating and Pre-dinner drink

보통 가스크에는 친구들이랑 온다 (혼자 오기는 좀...). 그래서 친구들이랑 같이 앉기를 기대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건 우리가 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프라이빗한 가스크가 아닌 이상, 특히 네이션에서 하는 가스크라면 주최 측에서 자리를 사전에 지정해주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가스크 같은 경우 자신이 초대한 사람과는 같이 앉을 수 있다 (가스크를 신청한 사람은 본인 외 1인을 파트너로 데려올 수 있다). 가스크 자체가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알아가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랑 같이 앉고 싶고 싶다고 해도 아마 바꿀 수는 업을 것이다. 보통 남-녀, 혹은 여-남 이런 식으로 자리를 앉게 한다(특정 성별이 많은 경우 제외).


본식이 나오기 전에 애피타이져와 음료가 나오는데, 도수가 약한 칵테일이나 소다 등이 나온다. 물론, 가스크에 따라 맥주나 사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이다가 아니라 알코올입니다)가 같이 나오기도 한다. 가스크 주최 측에서 한 사람당 정확히 한잔을 준비하기 때문에 정시에 가는 것, 그리고 남의 음료를 취하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그리고 애피타이저가 상당이 양이 작다! 그리고 음식이 정말 늦게 나오기 때문에 (저녁 먹는데 대략 3-4시간 소요) 너무 배고프지도, 또 너무 배부르지도 않은 상태에서 가스크에 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음식 역시 정량만 해놓는다).


3. 가스크 시작 & 본식

일단 가스크를 시작하고 나면 시간 날 때마다 하는 것은 노래이다. 가스크 송북이 따로 있는데 모두 스웨덴어로 되어있기 때문에 외국인은 그냥 따라 부르려고 노력하기만 한다... 스웨덴 대학생들은 가스크를 많이 다니므로 웬만한 노래는 그냥 쉽게 불렀다. 가스크 송은 10곡이 넘어가는데 가스크 시작부터 끝까지 틈날 때마다 노래를 부른다. 본식 (main meal) 같은 경우 20시경에 나오는데 애피타이저가 18시경에 나오는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텀이 길다. 그 긴 시간 동안 노래를 부르거나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친해지는 시간을 갖는다. 노래 같은 경우 보통 song-leader 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면 사람들이 같이 부른다. 노래를 부르고 나면 스웨덴 식 건배인

스콜! "Skål!"을 하는데 마시기 전에 남자는 왼쪽, 오른쪽, 앞쪽 순서로 보면서 잔을 드는데 여자는 오른쪽, 왼쪽, 앞쪽 순서이다. 중요한 것은 이렇게 할 때 상대방과 눈을 맞춰야 고, 잔을 부딪히는 게 아니라 그냥 건배하는 시늉만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마시기 전에 잔을 앞쪽, 왼쪽 오른쪽 (남자 기준)으로 하고 마시고 나면 위에 나와있는 것을 해야 한다는 사람도 있는데 내가 간 가스크 에서는 이런 식으로 했었다.

그리고 본식이 개인 접시에 나오는 경우도 있지만 뷔페식 (뷔페 문화는 북유럽에서 나온 겁니다)으로 나온 경우 다른 사람을 배려해 많이 가져가지 않는 것이 매너이다 (정량제 기억해주세오).


또 중요한 팁이 있다면! 일단 가스크가 시작되고 나면 함부로 나가면 안 된다 (화장실 등 급한 경우 제외). 쉬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고 그 외에는 가스크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 보통 쉬는 시간은 본식과 디저트 타임 사이에 주어지는데 이 시간을 이용해 담배를 피거나 스트레칭을 하거나 옷매무새를 가다듬거나 하면 된다! 그리고 제시간에 들어와야 한다. 또한 본식 시간에 와인을 서빙해주는데 그 시간에 자리에 없으면 와인을 서빙해 주지 않으니 그 시간엔 자리를 지켜야 한다.


디저트가 끝나면 가스크는 끝나는데 끝나고 나면 afterparty가 있다 (스웨덴에서는 släpp이라고 부른다). 가스크는 22시경에 끝나지만 그 후 파티가 02시까지 이어지는데, 보통 가스크 가격에 파티 가격이 포함되어 있지만 가스크는 안 즐기고 släpp 만 즐기는 것은 된다. släpp 때는 가스크 테이블이 완전히 치워지면서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는데 gasque 때 친해진 사람이랑 재밌게 노는 것도 추천한다. 술 같은 경우 가스크 와중에는 많이 마실 수 없으며 (제한적이다), släpp 때는 바에서 술을 살 수 있다 (gasque때는 extra drink를 마시고 싶으면 따로 티켓을 사야 한다. 보통 server들이 돌아다니면서 묻는다).


나 같은 경우 2017년 11월 4일에 Norrlands Nation에서 했던 Gasque에 갔다. 이 가스크는 석사 과정을 공부하는 경제학도 (Economics) 들을 위한 파티였지만 친구가 나를 초대해줬기에 갈 수 있었고 나 같은 경우 같이 블로거로 활동 중인 현진 (레코드 스웨덴)이와 같이 가스크에 갔다. 테마는 Candyland 였는데 그래서 였는지 테이블 곳곳에 사탕이 가득 놓여 있어서 배고플 때 먹을 수 (ㅋㅋㅋ) 있었다. 하지만 테마랑 관련 없이 포멀하게 입고 간 나였다!



정말 재미있는 파티였다. 가스크 파티는 정말 새로운 문화였다. 우리 가스크 같은 경우 여러 가지 게임도 하고 (각 테이블에서 한 사람 씩 나와 그 사람의 눈을 안 보이게 하고 노래를 허밍으로만 부르게 해서 사람들이 맞히는 게임. 렛 잇 고 (let it go)가 압권이었다...) 마지막에 학생들이 나와서 같이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가스크를 마무리했는데 개인 적으로 정말 귀엽다는 말을 현진이랑 계속 반복했다. 우리나라의 대학 문화도 재밌다고 들었지만 (여대+개인플레이였기 때문에 호프집도 몇 번 안 가본 1인) 스웨덴 대학 파티 문화도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그 후의 파티에서는 이렇게 정신줄 놓고 (?) 놀아본 적이 스웨덴 오고 나서는 처음이었는데 다행히 다른 친구들도 나의 정신줄 나감을 즐겨 주어서 고마웠다...



그래서.. 우리 다음 가스크 언제 간다고??


Reference:

http://www.uppsalastudentkar.se/international-students/life-uppsala/useful-links/going-gasque

https://www.google.se/search?q=uppsala+gasque&tbm=isch&source=iu&pf=m&ictx=1&fir=dkyKYpoG_dCa-M%253A%252CugNIyZhJ-c6STM%252C_&usg=__6nO34726BLwrlyzjLTiDr5QVCXU%3D&sa=X&ved=0ahUKEwjjlPCZ7rnXAhVOJVAKHW-lB3EQ9QEIODAC#imgrc=dkyKYpoG_dC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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