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에서의, 그러니까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의 나는 밝고 따뜻한 사람일 때가 많다. 그에 반해 내면 깊은 곳을 비추는 나의 얼굴은 대개 고요하며 때로는 어둑하기도 하다. 한때는 오롯이 혼자 있을 때의 내 모습이 진짜 나라고 생각했지만, 그렇다고 사람들과 있을 때의 내가 어떤 가면을 쓰고 있지도 않으니 그저 또 다른 나의 모습일 뿐이다. 동전의 이면 같은 두 모습.
둘은 참 다른 모습으로 그렇게 제각각 존재하는 것 같지만 실은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내는 좋은 파트너다. 마음 저 깊은 곳으로 홀로 침잠하는 일이 내 마음의 안녕과 행복을 위하는 일이라면 그 둘은 가운데 축을 두고 같은 속도로 멀어진다. 오로지 나로서만 존재할 때, 내 인생의 희로애락을 어루만지고 토닥이다 보면 결론은 항상 한 가지만 남는다. 결국 언제 어디서든 행복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그런 결론. 그러니 나 홀로 파고들어 내려가는 깊이와는 반비례하게 일상 속에서 사람들과 매 순간을 살아가는 나는 즐겁고 단순하게 행복할 수도 있다. 케미가 좋은 두 파트너가 균형을 이루고 있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