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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괴롭혀 얻는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by 춤추는 재스민 Oct 18. 2021

인터넷으로 속옷을 구입했더니 계속해서 속옷 광고가 뜬다. 그 중에는 마법의 보정 속옷도 있는데 코르셋보다 훨씬 자연스러워져서 겉옷을 벗기 전에는 입었다는 것을 거의 알 수 없을 피부 같은 보정속옷도 있다. 


비포와 애프터를 통해 놀라운 보정효과를 선전하고 있었는데 평범한 몸매의 여성도 에스라인으로 변모했다. 뱃살이 놀라울 정도로 감쪽 같이 감춰지는 걸 보여주고 있는데, 그렇다면 그 살은 전부 어디로 간 걸까. 


상체를 압박하는 보정 올인원만 있는 게 아니라, 다리를 가늘해보이게 만드는 압박 스타킹도 있다.  그 스타킹을 신은 모델은 다리통의 사이즈가 거의 반으로 줄었다. 


올인원이건 압박스타킹이건 그 압박도가 엄청나다는 뜻이다. 밖으로 나온 살은 몸 안쪽으로 들어가서 내장을 압박할 것이다. 소화나 제대로 될까 싶다. 


좀 전에 포스팅했던 영화 <커피 한 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에서 애비와 다른 여성들이 집착하는 것은 매력적인 몸매다. 애비는 구토가 일어날 정도로 심하게 러닝머신을 탄다. 여성 사이의 대화에서도 군살이 하나도 없고 자전거 타기를 통해 발달된 둔부에 대한 찬사가 나온다. 


타고난 틀이 있으니, 에스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운동을 통해 열량을 소비해서 몸밖으로 빼내거나, 내장을 압박해 호리호리하게 보이게 하거나, 둘 중 하나다. 


나는 작년 1월부터 pt수업을 받기 시작했는데 목적은 몸매가꾸기와는 전혀 상관없었다. 호리호리한 몸매를 원하지도 않았다. 그런 몸매가 앞으로 내 삶에 도움을 줄 일도 없기 때문이다. 기운이 자꾸 쳐지고 목과 등에 근육통이 있고 다리에 힘이 없어서 지탱이 가능한 탄탄한 몸을 원했을 뿐이다. 근육이 없는 매끈한 다리가 더 여성적으로 보이는 것을 알지만 나는 허벅지와 종아리에 근육을 원한다고 트레이너에게 말했다. 


그런데 근육이 형성되고 몸이 미세하게 변하는 것을 느끼면서 자꾸 이상적인 몸을 꿈꾸게 된다. 이것은 애초에 내가 가졌던 목적성에서 벗어난다. 보정 속옷을 통해 몸을 괴롭히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운동하는 것역시 몸을 괴롭히는 일이기는 마찬가지다. 무게를 들어올리거나 발로 밀 때마다 입에서는 힘에 겨운 괴로운 신음 소리가 절로 나온다. 이게 과연 잘 하고 있는 것인지, 가끔 의심이 될 때가 있다. 


나이가 들면서 외면이든 내면이든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틀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었고 그것이 나이든 여성이 누릴 수 있는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나는 과연 지금 자유롭게 살고 있는 것일까. 그런 생각이 문득 문득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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