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위한 설계 part 1

Stay STILL, become STEEL.

by Appendix

세상에는 참 많은 역설이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흥미로운 것은 바로 '평범함의 역설'이다.


우리는 흔히 특별함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남다른 재능, 독특한 개성, 화려한 성과를 꿈꾸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하지만 정작 세상을 바꾸는 건 그런 번쩍이는 순간들이 아니라,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평범한 일상의 반복이다.


글씨를 엉망으로 쓰는 누군가가 있다고 해보자.

처음엔 보기 민망할 정도로 삐뚤빼뚤하다고 말이다.

획 하나하나가 제각각이고, 글자 간격도 들쭉날쭉하다.

하지만, 그 사람이 매일 조금씩 글을 써나간다면?

한 달 후, 일 년 후, 그 글씨는 더 이상 못생긴 글씨가 아닐 것이다.

특색 있는 글씨, 개성 넘치는 글씨가 되어 있을 것이다.

처음의 서툼은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는 오직 그 사람만의 고유한 스타일이 자리 잡는다.

이것이 바로 꾸준함의 마법이다.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만드는, 아니 평범한 것 자체를 특별함으로 재정의하는 힘 말이다.


누적의 미학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수 있다.

첫 번째 그림은 정말 처참하다.

비례도 엉망이고, 색감도 어색하고, 뭘 그렸는지조차 알아보기 쉽지 않다.

하지만 두 번째 그림은 첫 번째보다 조금 낫다.

세 번째는 두 번째보다 조금 더 나아진다.

이렇게 하나하나 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백 번째 그림을 그릴 때쯤이면, 그 사람의 그림에는 더 이상 '서툼'이라는 꼬리표가 붙지 않는다.

대신 '개성'이라는 새로운 이름표가 걸린다.

처음의 어색함은 이제 독특한 화풍이 되고, 비례의 엉망진창은 과감한 변형으로 읽힌다.

실력이 늘었다고 보기보다는, 그 사람만의 언어를 찾았다고 보는 편이 맞다.


누적의 미학이다.

하나하나는 보잘것없지만, 모이고 모이면 거대한 무언가가 된다.

마치 모래알이 모여 사막을 이루고, 물방울이 모여 바다를 이루는 것처럼.

꾸준함은 양적 변화를 질적 변화로 바꾸는 연금술이다.


Stay STILL, become STEEL

'Still'과 'Steel'.

발음도 비슷하고 철자도 한 글자 차이지만 의미는 다르다.

Still은 '여전히', '조용히', '움직이지 않는'이라는 뜻, Steel은 '강철'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꾸준함의 관점에서 보면, 이 두 단어는 놀라운 연관성을 보인다.


꾸준함은 Still에서 시작된다.

움직이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정적인 상태에서.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일을 하고, 같은 자리에 앉아서 같은 도구로 같은 작업을 반복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마치 시간이 멈춘 것처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 Still 속에서 무언가 단단해진다.

처음엔 말랑했던 의지가 점점 굳어진다.

흔들리던 마음이 점점 안정되고, 서툴렀던 손놀림이 점점 정교해진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Still은 Steel이 된다.

단단하고, 견고하고, 어떤 것에도 굴복하지 않는 강철이 된다.


이것이 꾸준함의 변화다.

겉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엄청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마치 석탄이 다이아몬드가 되는 것처럼, 압력과 시간이 만나면 기적이 일어난다.


거의 대부분의 것을 이기는 힘

꾸준함은 거의 대부분의 것을 이긴다.

여기서 '거의'라는 단어에 주목해 보자.

왜 '모든'이 아니라 '거의'일까?

이는 꾸준함의 한계를 인정하는 동시에, 그 강력함을 더욱 부각하는 표현이다.


꾸준함이 이길 수 없는 것들이 있다.

타고난 재능, 절대적인 환경의 제약, 시간의 한계 같은 것들 말이다.

하지만 이런 것들을 제외하고 나면, 꾸준함은 거의 모든 것을 이긴다.

순간의 영감을 이기고, 번뜩이는 재치를 이기고, 화려한 기교를 이긴다.


생각해 보면 우리가 진정으로 존경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꾸준함의 사람들이다.

하루아침에 성공한 사람보다는 오랜 시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사람들에게 더 깊은 감동을 받는다.

일시적인 화제보다는, 지속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을 더 신뢰한다.

이는 우리 모두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진짜 실력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진짜 성과는 순간의 번뜩임이 아니라 지속적인 노력에서 나온다는 것을.

그리고 진짜 변화는 극적인 사건이 아니라 일상의 반복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꾸준함의 힘은 바로 여기에 있다.

화려하지 않지만 확실하고, 빠르지 않지만 지속적이고, 눈에 띄지 않지만 근본적이다.

마치 나무가 자라는 것처럼, 겉으로는 변화가 없어 보이지만 속으로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일상의 연금술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꾸준함을 일상에 적용할 수 있을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거창한 계획이나 완벽한 준비는 필요 없다.

그냥 시작하면 된다.

오늘부터, 지금부터, 작은 것부터.


글을 쓰고 싶다면 매일 한 줄씩이라도 써보자.

그림을 그리고 싶다면 매일 낙서라도 해보자.

운동을 하고 싶다면 매일 몇 분씩이라도 움직여보자.

중요한 건 규모가 아니라 규칙성이다.


하루에 열 시간씩 일주일에 한 번 하는 것보다, 하루에 십 분씩 매일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왜냐하면 꾸준함의 본질은 습관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인 노력을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바꾸는 것이 꾸준함의 핵심이다.

처음엔 억지로 하던 것이 점점 자연스러워지고, 자연스러워지던 것이 점점 필수가 되고, 필수가 되던 것이 점점 즐거움이 된다.

이 과정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단순히 실력 향상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에 대한 신뢰가 쌓인다.

"나는 할 수 있는 사람이다"라는 믿음이 생긴다.

이 믿음은 다른 영역으로도 확산된다.

한 분야에서 꾸준함을 경험한 사람은 다른 분야에서도 꾸준함을 발휘할 수 있다.


꾸준함은 단순한 방법론이 아니라 삶의 태도이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여유, 당장 결과가 나오지 않아도 괜찮다는 인내,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괜찮다는 스스로의 만족.

이 모든 것이 꾸준함 속에 녹아있다.

그래서 꾸준함은 거의 대부분의 것을 이긴다.


재능의 부족을 이기고, 환경의 제약을 이기고, 시간의 한계를 이긴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은 우리 자신의 한계를 이긴다.

어제의 나를 이기고, 작은 나를 이기고, 포기하고 싶은 나를 이긴다.


Still이 Steel이 되는 순간, 우리는 비로소 깨닫는다.

가장 강력한 힘은 가장 조용한 곳에서 자란다는 것을.

그리고 가장 아름다운 변화는 가장 평범한 일상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part 2에서 계속)

keyword
이전 15화다수의 목소리 vs 소수의 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