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를 위한 설계 part 2

마음의 반만큼만

by Appendix

어느 '때'가 되면 누구나 한 번쯤은 계획을 거창하게 세우곤 한다.

아침 5시 기상, 운동 1시간, 독서 2시간, 어학공부 1시간 등등... 보기만 해도 숨이 가빠진다.

하지만 계획을 세우는 그 순간만큼은 정말 잘 해낼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치 슈퍼맨이라도 된 것처럼,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하다.

첫날은 그럭저럭 해낸다.

둘째 날은 조금 힘들지만 버틴다.

셋째 날 때쯤 되면 슬슬 변명이 생긴다.

"오늘은 바빠서...", "내일부터 다시..." 그리고 일주일 후, 그 화려했던 계획표는 서랍 깊숙이 묻혀버린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우리는 점점 계획 세우기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아니면 더 완벽한 계획을 세우려고 노력한다.

더 정교하고, 더 체계적이고, 더 현실적인 계획을 찾아 헤맨다.

하지만 문제는 계획의 정교함이 아니라 계획의 크기에 있다.

우리가 간과하는 것은 바로 이것이다.


계획은 우리의 의지력을 시험하는 도구가 아니라, 우리의 삶을 돕는 도구라는 점이다.

계획이 우리를 괴롭히고 있다면, 그것은 잘못된 계획이다.


마음의 반만큼만

그렇다면 어떻게 계획을 세워야 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하다.

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의 반 정도쯤만 기준을 삼는 것이다.

하루에 책을 세 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면 한 권으로, 두 시간 운동할 수 있을 것 같다면 한 시간으로, 매일 일기를 쓸 수 있을 것 같다면 이틀에 한 번으로.


이 말을 들으면 대부분 의아해할 것이다.

"그건 너무 적은 거 아니야?", "이렇게 해서 언제 목표를 달성해?"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우리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계획을 세울 때는 더욱 그렇다.


계획을 세우는 순간의 우리는 최상의 컨디션에 있다.

동기부여도 최고조에 달해있고, 장애물들은 모두 사소해 보인다.

하지만 실제로 계획을 실행하는 순간의 우리는 다르다.

피곤할 수도 있고, 기분이 좋지 않을 수도 있고, 예상치 못한 일이 생길 수도 있다.


마음의 반 법칙은 이런 현실적인 변수들을 고려한 것이다.

최고의 상태에서 세운 계획의 절반 또는 그 이하의 설정이 적당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계획을 지키는 것은 부담이 아니라 성취감을 주는 일이 된다.


로봇이 아닌 인간이기에

우리는 종종 자신을 기계처럼 여긴다.

정확한 시간에 정확한 일을 하고, 매일 같은 성과를 내고, 감정의 기복 없이 일정하게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로봇이 아니라 인간이다.


인간에게는 생체리듬이 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이 있고 나쁜 날이 있다.

의욕이 넘치는 때가 있고 무기력한 때가 있다.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이 있고 산만한 시간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우리는 이런 인간적인 특성을 계획에 반영하지 않는다.

매일 똑같은 양의 일을 하고, 똑같은 성과를 내고,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하려고 한다.

이는 마치 파도가 일정하게 밀려오기를 바라는 것과 같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피로감을 느끼게 된다.

충분한 성과를 냈을 때도 피로하고, 모자란 성과를 냈을 때도 피로하다.

왜냐하면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성과 자체가 아니라 일정함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일정함은 인간에게 가장 피로한 것 중 하나다.


인간의 리듬을 인정하고 계획에 반영하는 것, 이것이 지속가능한 계획의 핵심이다.

좋은 날에는 조금 더 하고, 나쁜 날에는 조금 덜 해도 괜찮다는 여유를 갖는 것이다.


계획의 무한증식

피로감이 누적되면 재미있는 현상이 일어난다.

계획이 계획을 낳는다.

기존 계획이 잘 안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운다.

새로운 계획이 잘 안 되면 또 다른 계획을 세운다.

이렇게 계속되다 보면 계획 세우기가 주업이 되고, 정작 실행은 부업이 된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계획을 세우는 것은 즉각적인 만족감을 준다.

뭔가 생산적인 일을 한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새로운 가능성이 열린 것 같고, 더 나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실행은 다르다. 실행은 지루하고, 어렵고, 결과가 불확실하다.


그래서 우리는 실행 대신 계획을 선택한다.

더 정교한 계획, 더 현실적인 계획, 더 효율적인 계획을 끊임없이 찾아다닌다.

마치 완벽한 계획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진실은 좋은 계획은 실행을 통해서만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완벽한 계획을 세우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면서 계획을 완벽하게 만들어가는 것이다.

계획은 출발점이지 도착점이 아니다.


작은 성공의 복리효과

마음의 반 법칙으로 세운 계획의 가장 큰 장점은 성공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계획은 실제로 성공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작은 성공은 더 큰 성공을 부른다.

이를 '성공의 복리효과'라고 부를 수 있다.


돈의 복리효과처럼 성공도 복리로 쌓인다.

첫 번째 성공이 두 번째 성공을 만들고, 두 번째 성공이 세 번째 성공을 만든다.

처음에는 미미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엄청난 차이가 난다.


반대로 실패도 복리로 작용한다.

첫 번째 실패가 두 번째 실패를 만들고, 두 번째 실패가 세 번째 실패를 만든다.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이 쌓이고, 자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결국 계획 세우기 자체를 포기하게 된다.


따라서 계획의 핵심은 성공률이다.

얼마나 많은 것을 하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자주 성공하느냐가 중요하다.

하루에 10개를 계획하고 3개를 성공하는 것보다, 하루에 3개를 계획하고 3개를 모두 성공하는 것이 훨씬 나을 수 있는 것이다.


계획의 목적

많은 사람들이 계획의 목적을 '목표 달성'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르다.

계획의 목적은 '지속 가능한 변화'이다.

지속 가능한 변화는 급격한 변화가 아니라 점진적인 변화이다.

하루아침에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것이다.

이런 변화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이다.


마음의 반 법칙은 바로 이런 지속 가능한 변화를 만들어내는 도구인 것이다.

무리하지 않고, 부담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변화할 수 있게 해 준다.

마치 물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작지만 꾸준한 힘으로 큰 변화를 만들어낸다.

결국 좋은 계획은 우리를 변화시키는 계획이 아니라, 우리가 변화할 수 있도록 돕는 계획이다.

우리를 채찍질하는 계획이 아니라, 우리를 격려하는 계획.

우리의 한계를 시험하는 계획이 아니라, 우리의 가능성을 키워주는 계획이다.


반만 채우는 지혜

계획을 가득 채우려는 사람은 부족함을 느끼고, 계획을 반만 채우는 사람은 여유로움을 느낀다.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여유로운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성취한다.

왜냐하면 여유는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오늘 조금 부족해도 내일 더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실패했을 때도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반면 가득 찬 계획은 한 번의 실패로도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마음의 반 법칙은 단순한 계획 기법이 아니다.

그것은 삶을 대하는 태도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여유, 천천히 가도 괜찮다는 인내, 작은 것도 충분하다는 만족.

이 모든 것이 반만 채우는 지혜 속에 담겨 있다.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것은 완벽한 계획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계획이다.

화려한 계획이 아니라 실행 가능한 계획이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계획이 아니라 나 자신을 위한 계획이다.

그리고 그런 계획의 시작은 바로 여기에 있다.

내가 할 수 있겠다 싶은 마음의 반 정도로 시작하는 것.

그 작은 시작이 큰 변화의 씨앗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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