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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홈즈 Apr 18. 2024

리뷰]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아빠도 아이를 아프게 한다.

엄마가 아이를 아프게 한다: 저자 문은희, 출판 위즈덤하우스(예담) 발매 2017.12.15.

1. 저자 소개 및 책 소개

저자 문은희씨는 내가 존경하는 통일 운동과 민주화 운동으로 불꽃같은 삶을 살다 가신 문익환 목사의 여동생이다. 저자는 연세대에서 의학과로 입학했으나 교육학과로 졸업했다. 대학원에서는 학습 심리를 전공하였고 미국 예일대에서 목회상담 석사과정을 공부하고 다시 연세대에서 상담학으로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후 영국 글래스고 대학에서 쉰이 넘어 심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몸의 치유를 목표로 시작한 공부가 마음의 치유로 꽃을 피운 것이다. 


정신건강 사회운동을 펼치고 있는 (사)한국 알트루사 여성 상담소 소장으로 일하면서 겪었던 많은 상담사례를 기초로 엄마와 아이의 관계를 전문가적 관점(심리학, 교육학)으로 풀어내고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무심코 하는 엄마들의 행동이나 언어들이 아이 발달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하고 또한 처방전을 제시함으로 엄마들이 읽어야 할 좋은 아이 교육 지침서이다.


2. 이 책의 장점

엄마인 저자가 엄마들에게 전문가의 입장에서 풀어낸 이야기들이라 독자들(엄마)이 훨씬 친근감 있게 다가설 수 있는 책이다. 저자의 풍부한 상담 경험을 통해 엄마와 아이 관계에 도움이 되는 글들이라 대한민국 엄마들이면 누구나 읽었으면 좋겠다.


3. 기억에 남는 문장

p21.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은 자신의 가능성에 대한 믿음이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협력하며 살아가는 서로에 대한 믿음이다.


p24. 나면서부터 순한 아이였다는 평을 달고 살지만, 그런 아이는 착하고 순해서라기보다 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그렇게 되었는지 모른다. 억지로 울지 못하게 하면 아이가 자신의 느낌을 부정하게 되는 결과를 낳는다. 집에서는 엄마 말 잘 듣고, 학교에서는 선생님 말 잘 듣고, 사회에서는 권위자의 말을 잘 따르도록 하는 것이 과연 잘 자라게 이끄는 것일까.


p27. 사람이 몸과 마음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옛날부터 당연히 알고 있는 일이다. 사람답게 살려면 이 두 영역이 모두 건강하게 살 기회를 누려야 한다. 엄마가 아이를 '사람'으로 보아준다면 몸과 마음이 제대로 자라도록 보살펴야 하지 않을까. 몸이 건강하도록 지켜주듯이 마음을 어루만져 주어야 한다.


p32. 엄마가 가져야 할 것은 큰 목소리와 체벌하는 강한 힘이 아니라 자녀를 제대로 알아보는 눈과 마음을 느끼는 가슴이다.


p37. '행복도 연습이 필요하다'에 나는 절대적으로 동의한다. 태어나면서부터 엄마와 행복을 느끼며 체험하지 못한 아이들에게는 따로 연습이 필요하다.


p52. 자녀를 잘 기르고 싶으면 이웃의 아이도 잘 자라게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마음에서 끝내지 말고 적극으로 실천하기 바란다.


p55. 모두 함께 사는 법을 익히지 못한 탓이다. 자신을 지키는 호신술을 가르쳐 준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내 아이가 남을 해치는 경우는 당하는 것만큼이나 불행한 일이다. 엄마들은 함께 사는 넓은 품을 갖는 것이 손해가 아니고, 바보가 하는 짓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엄마가 그렇게 살면 아이도 함께 사는 재미를 만끽하며 평생을 잘 살게 된다.


p59. 아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해야 하는데, 내 속에서 나온 아이가 안쓰러워 못 견디겠으니, 분리된 존재로 보지 못한다.


p61. 자녀를 엄마 자신과 떼어 놓고 독립된 존재로 봐주지 못한다. 나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는 아이가 딴짓하는 것을 참아주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엄마들은 자녀가 고3이면 엄마도 고3이다.


p 63. 아내나 아이를 때린 가장이 "사람 만들려 했다"라고 하면 말이 되는 곳이 우리나라다. 남편은 아내를 '포함'하고, 아버지는 아들을 '포함'하고 있어서 구분이 없다. 아이를 열여덟 살까지만 책임지는 서구인들은 절대 이해할 수 없는 우리만의 '포함'단위이다.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라는 속담도 서구인들은 알아들 수 없을 것이다.


p67. 엄마가 자기 마음대로 '포함'한 아이를 주무르려 하지 않으면, 엄마도 아이와 즐길 수 있고 짜증 날 일이 없어질 것이다. 지금 아이를 기르며 생기는 스트레스가 '포함'때문이라는 걸 알고 풀어가 보자.


p70. 엄마들이 살림을 책임지고 집안일까지 하면서도, 집안의 가장은 그래도 남자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p71. 아빠는 엄마에게, 엄마는 아빠에게 서로 역할을 배워가며, 자신을 다듬고, 바꾸어가며, 성숙해지도록 하는 수밖에 없다. 서로 협력하는 부모만이 아이들에게 참 도움을 줄 수 있다.


p77. 자식이 자신과 뜻이 다르다는 걸 받아들이지 못한다. 아들과 자신을 따로 구분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분명 대신해서 살 수 없는 데도 아들이 이혼하지 않고, 사회 평판도 좋게 받으며 살기를 바라는 것이다.


p94. 친척이나 이웃집 아이와 자녀를 비교하며 등급을 매기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 엄마들의 모습이다. 이런 엄마들의 비합리적인 욕심의 전쟁터에 자녀를 전투사로 대신 내보내는 것이다. 아이는 엄마의 용병이 아니다.


p117. 돈으로 뭐든 가름하고 돈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이 모든 가치를 넘어서는 것이 안타깝다. 돈벌이에 자녀를 목매게 하는 엄마들은 아이의 사람다움을 얼마나 잃게 하는지 모르고 있다.


p123. 중요한 것은 내 아이에게 맞는 정보를 취사선택할 능력을 스스로 길러야 한다는 점이다. 그 책을 쓴 저자는 내 아이를 본 적도 없다. 내 아이 교육의 전문가는 바로 엄마 자신이 되어야 한다.


p124. 자녀의 눈을 열심히 들여다본 엄마가 얼마나 있는지 모르겠다. 아이의 특징을 세밀하게 관찰하고, 아이의 소망을 열심히 들어준 엄마가 주변에서 잘 보이지 않는다. 오늘이 세상의 마지막 날인 것처럼 자신과 자녀의 삶을 소중하게 아껴야 한다.


p130. 옆집 아이와 비교하여 내 아이가 가진 다른 면을 소중한 줄도 모르고, 아깝게 흘려버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p132. 아이에게는 아름답고 활기찬 총천연색의 삶을 살 권리가 있다. 그런데 아이가 마음의 영역이 없는 듯 무시하고 외면하도록 기르는 것은, 그 모든 느낌의 색깔을 지워버리고 흑백의 세상을 살라고 강요하는 것과 같다.


p139. 자녀의 반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어이가 있으면 엄마는 "그 애와 놀지 말라"라는 말만 한다. 하지만 우리 아이가 바로 그 문제의 아이와 함께 살아가야 한다는 걸 알아야 한다.


p140. 아이를 문제아가 되지 않고 건강하게 기르기 위한 전제는 함께 살아야 할 아이들이 서로가 다른 사람임을 인정하고, 마음을 알아 공감할 수 있게 되어야 한다.


p152. 공부를 잘해야 성공한다고 세뇌하는 엄마가 많다. 성공해서 돈을 많이 벌어야 자격을 갖추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 힘을 가질 수 있다고,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것이다.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돈을 움켜쥐라고 한다. 그래서 돈 없는 사람을 무시하게 만든다.

"공부 안 하면 쓰레기 치우는 사람이 된다"라고 가르치는 부모를 보았다. 쓰레기 치우는 사람이 얼마나 귀한 일을 하는지 모르고 잘 못 가르치고 있는 것이다. 

부모가 겨우 생존하는 것에 목표를 두고 온 뜻과 정성을 쏟으면, 아이들도 겨우 살아남는 것에 야망을 두게 된다. 이 세상에 태어난 뜻이 겨우 '살아남기'가 되어야 하겠는가.


p162. 어떤 아이도 처음부터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기준에 맞도록 태어나지는 않았다. 그저 아주 작은 몸으로 어른의 보살핌에 완전히 의존할 수밖에 없는 힘없는 존재로 태어날 뿐이다. 그래서 아이는 살아남기 위해 엄마의 기준에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어떠했다'라는 말은 맞지 않다. 부모다 '어떻게 키웠다'가 맞는 말이다.


p163.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 어떻게 전개될지 실제로 알지도 못하면서, 어른들은 먼저 살아봤다는 이유로, 부모라는 이유로 자신이 알고 믿는 대로 아이를 몰고 가려한다.

살아가는 길이 오로지 한 길만 있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수만큼 삶의 길 역시 다양하다. 아이가 자신만의 길을 자신이 속도로 걸어가며 즐기도록 만들어 주어야 한다.


p167. 자기 뜻대로만 하려는 자기 비대증과 남의 눈치만 보는 사람의 소심한 성격 모두 어린 시절 부모의 양육방식의 영향 때문이다.


p168. 당장의 해결을 보기 위해 원하는 것을 무조건 들어주는 부모가 있다. 이런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이다. 반면 요구를 깡그리 무시한 부모 밑에서 자란 아이는 아주 다른 양상을 보인다. 우는 행동이 묵살되거나 운다고 해서 더 야단맞은 경우, 아이는 자신의 가치를 스스로 무시하게 되고, 요구를 옹호할 힘을 잃게 된다. 자녀가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는 부모가 엄격함만으로 아이에게 정직과 성실을 가르칠 수는 없다.


p 169. 자녀가 양극단으로 치닫는 불행을 막으려면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어서도, 깡그리 무시해서도 안된다. 아이의 뜻을 알아주면서 현실 가능한 것을 알아듣게 가르치고 익힐 기회를 주어야 한다.


p169. 마음으로 미워한 것은 이미 살인한 것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아이들을 살인자로 만들지 않는 것은 어른들 하기 나름이다.


p186. 아이를 키울 때도 칭찬을 많이 하라고 하지만, 과한 칭찬은 자신을 스스로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원인이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엄마가 자녀에게 끊임없는 칭찬으로 과도한 자신감이라는 착시현상을 야기하는 거울이 되는 경우도 있지만, 추하게 보이는 나쁜 거울 노릇을 하는 경우도 많다. 늘 야단치고 잔소리하는 엄마가 그들이다.


p205. 아이가 점잖아서야 되겠는가? 아이는 아이다워야 한다.


p206.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아이들을 통계 치로 묶어둔 틀에 내 자식을 가둬두어야 되겠는가?


p230. 마음이 건강한 사람의 중요한 특징이 혼자 설 수 있는 독자성, 그리고 경직성에서 벗어난 유연성, 신념을 지키는 용기라면, 이 엄마는 그만큼 건강한 것이다.


p245. 젊은 엄마들은 상담을 하면서 어머니께 그렇게 당하고도, 딸아이에게 자신과 똑같은 짓을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p271. 아이들의 몸과 마음 지킴이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 엄마로서 사랑의 느낌을 잃지 않고 기쁘게 엄마 노릇을 해야 한다. 그러면  엄마 자신도 '빈 둥지 증후군'을 겪지 않고 자신의 삶을 기쁘게 살 수 있다. 자녀에게 돈 대주고 지원해 주는 도구로써의 부모가 아니라, 평생 서로 사랑을 나누는 부모가 되어야겠다.


4. 총평

아이 교육은 부모가(엄마, 아빠)가 함께 나서야 한다. 이 책에서는 주로 엄마의 역할과 아이와의 관계를 설명해고 있다. 나는 아빠의 입장에서 아빠와 아이와의 관계를 살펴보고 아이에게 아빠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쓰고 싶다. '아빠도 아이를 아프게 한다.'

책 내용이 전체적으로 전문가적인 느낌이 강하게 오는 책이다. 저자가 교육학, 상담학, 심리학을 공부한 사람답게 그리고 현재도 상담소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런지 전문가적인 신뢰감을 들게 한다. 다만 다른 주제가 교육 관련 책이라 재미의 요소가 적어 후반부로 갈수록 읽는 속도가 느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제가 명확하고 제목도 타깃인 '엄마'맞춰 일관성 있게 끌고 가고 있어 엄마라면 누구나 읽어야 할 필독서라는 부제처럼 읽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제목의 중요성, 주제의 일관성, 저자의 가치관 등이 매우 중요함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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