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생활글1 03화

이야기 속으로

생활글_20150627

by 히요

심심하면 영화나 드라마를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거저거 검색해본다. 그러다 내키는게 있으면 감상까지 이어지지만 대부분은 뭐볼까? 고민하며 고르다가 한 두시간을 보내버린다. 오늘은 패킷이 없어서 유튜브의 무료 영상을 뒤적거리다가...반가운 영상꾸러미를 발견했다. 이름하여 "이야기속으로" 들어는 보았는가? 너무 반갑지 않은가? 나는 학창시절, 특히 여름에 이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낄낄 즐거워했다. 무서운 이야기, 기묘한 이야기, 감동적인 이야기, 웃긴 이야기. 어릴때야 무엇을 봐도 그것을 받쳐주는 컨텍스트, 저변에 깔려있는 의미따위는 전~혀 관심이 없었고, 그 자체로 나에게 흥미로운가? 아닌가? 가 중요한 요소였다. "테마게임" "토요미스테리극장" "환상여행" "서프라이즈" 까지 ... 프로그램 이름까지 정확히 생각나는 걸 보니 나 이런거 참 좋아했었구나.


오늘 본 이야기속으로의 에피소드 하나를 간단히 전하자면 <저절로 일어선 나무> 제목으로 강원도 홍천에서 있었던 일이었다. 당시 태풍으로 쓰러졌던 나무가 8개월만에 저절로 반듯하게 일어섰다고 주장하는 마을주민들의 인터뷰와 상황재연을 하는데, 그들의 표정과 이야기에 집중하고 있으면 (나레이션그대로) 믿을수도 믿지않을수도 없는 이야기이다. 어디에사는 누구라고 (시청자는 자막으로 확인 할 수 있다) 밝힌 후에 당시 있었던 일을 자세히 묘사하는데 필요한 것은 사진이나 영상이 아니었다. 이야기와 이야기가 진실을 두고 맞추어지고, 한 두명의 전문가가 일반적인 견해를 첨언함으로 듣는 우리는 와-정말 신기한 일이 세상에 일어나고 있구나, 믿게 되는 엉성하지만 단단한 구조안에서 생긴 춸씬 더 생생하고 풍성한 이야기 마당이었다. 에피소드 하나가 끝날때, 화면 아래 쪽에 "이야기 주신 분" 이란 자막이 제보자의 이름과 함께 뜨는데... 뎅~뎅~ 작은 종소리가 들렸다.(라고 말하면 웃기지만 울림이 있었다는 것)


과학이 생략된 인간과 자연의 사이를 "신비"라는 단어로 이었다. 그래 20년 전에는 그랬던것 같다. 지금은 내가 친구에게 "어디에 갔더니 저절로 일어선 나무가 있었어. 정말 신기하지?" 들떠서 이야기 하면 아마도... "어디에?사진있어? 일어서는 영상은? 에이-그걸 어떻게 증명해? 지금은 서있는데! 그걸 믿으라고?" 이런 대답을 듣고 마는 세상이 되었다. 내가 들은 이야기 혹은 직접 본 것 외에 아무런 증거를 갖고 있지 않은 나라면, 결국 작아져서 개미만한 목소리로 " 아니..그게 정말 있는데...참..." 하고 다시는 그 이야기를 입밖에 꺼내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생각만해도 슬퍼지네...이야기속으로에 등장한 주제중 단연 1위는 저승사자가 아니었나싶다. 그런데 20년만에 저승사자 이야기는 1년에 한번도 구경할까말까한 단어가 되었으니... 짧은 시간동안 세상은 도대체 어떻게 바뀌었길래? 의문이 제일 먼저 드는건 나라서 그런가? 신기하다. 최근엔 만나기 힘든 프로그램이라서 아쉬운 시청자의 넋두리였다. 아쉬운대로 유튜브에서 지난 방송을 챙겨보는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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