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북 생활글1 02화

레시피

생활글_20150627

by 히요

음악을 듣기위해 접속한 유튜브 사이트에서 눈길을 끄는 "집밥 백선생" 이란 프로그램 영상이 있어서 클릭했다. 요리에도 관심이 있지만 무엇보다 집밥을, 유명한, 외식경영인이, 어떤식으로, 방송에서 보여줄 지가 궁금해서 집중해서 끝까지 보았다. 사이사이 패널들의 재미와 몇 가지 쏠쏠해보이는 팁 그리고 유용한 레시피를 얻을 수 있게 만들어져있었다. 요리를 평소 즐겨 하지않거나 별달리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아... 신기하다 , 맛있겠다, 재미있다, 멋있네, 그럴수도 있구나! 이마를 탁! 칠지도 모르겠으나 ... 부족한 솜씨로 요리를 하기 위해 이런저런 레시피를 찾아보고 탐구해 본 경험자의 입장에서 아~주 특별하게 보이는 레시피란 없었다. (방송은 불특정다수 대중을 향해 눈높이가 맞추어져 있으니 자질에 대한 비난이나 비평은 하지 않겠다.) 가령 된장찌개를 맛있게 끓이기 위한 비법! 이라하면... 아무리 요리 순서나 조리시간을 그들이 보여주는 특별한! 레시피대로 해본다 한들... 된장이 맛이 없다면...스페셜한 레시피가 무슨 소용인가? 그냥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


[recipe] : 조리법 / 요리법 / 방안 / 비결 을 뜻하는 "레시피"라는 말은 언제부터 이렇게 자주 쓰게 되었을까? 요리에 대한 전국민적 관심이 높아진 이후로 어딜가도 레시피타령이다. 최근에는 요리법을 올린 누군가의 블로그 글을 읽다가 댓글까지 보게 되었는데... "이 레시피는 **의 것과 같은 것 같아요. 그걸 그냥 요리해서 올린걸 가지고 특별한척 새로운척 하다니요" 라는 식의 비아냥을 읽었다. 우리가 자주 먹을 수 없는 요리는 그자체로 생소하기에 별거아닌 레시피에도 놀란다. 그렇지만 흔히 먹는 집밥의 경우는 레시피라고 해봐야 아주 간단하고 거기서 거기일 확률이 95%(사적이고,주관적인 느낌으로서의 비율임). 차이라고 한다면, 장맛 혹은 손맛 정도가 아닐까?


그런데 궁금해졌다. 유명해서 그리고 길가다 한 두곳 정도는 꼭 스칠만큼 지금 대한민국을 장악하고 있는 외식산업계의 대기업이라 할 수 있는 ... 백선생이 궁금해졌다. 인터넷에는 그의 브랜드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사이트가 있었다. 돼지,김치요리/우삼겹/쌈밥/포차/국수/짬뽕/짜장/비빔밥/커피/우동/차돌박이/해물떡찜/통닭/닭도리탕/족발/순대/돼지국밥/돼지구이/국밥/수육/카레/돈까스/치킨/오므라이스/갈비/갈매기살/분식/치즈요리/철판/설렁탕/숯불구이/순두부찌개......눈을 의심했다. 이것이 모두 브랜드화 될 수 있고 매장을 가질수 있고 멀쩡하고 특별한 레시피로 전국적으로 공유될 수 있다는거야? 한 사람이 외식산업으로 가능한 영역이 과연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 그 한계점을 끝까지 보여주고 싶은 욕망인가? 아니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레시피와 재료로 어디서든 같은 맛을 볼 수 있는지 실험해 보고 싶은건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이 된다면 한사람이 소유한 프랜차이즈 매장이 수천개가 되어도 질책받거나 비난받을 일은 절.대. 아니라고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나는 소심하게 묻고 싶다. 그에게...그렇게 많은 식당들을 경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레시피는 공유 되어야 한다. 하지만, 똑같은 맛을 위한 레시피라면 쳐다보지 않는게 오히려 당신에게 득일 것이다. 엄마에게서 혹은 누군가에게서 전해듣는 주먹구구 레시피에는 빈틈이 있다. "재료 이것저것을 가지고 썰어서 적당히 볶다가 무언가를 첨가해서 익으면 완성" 식의 말도안되게 어려운 레시피 말이다. 처음 들어서는 도무지 그래서 이건 몇 그램? 몇분동안? 언제 넣어? 의문만 가득하다. 하지만 그 시간동안 상상력이 동한다. 처음은 실패할지도 모른다. (간혹 초심자의 운으로 성공하기도 하지만) 그 후로도 몇 번이고 반복하며 그 요리를 만들다보면 처음 받았던 말도안되는 레시피에서 나만의 레시피를 찾게 되니까. 그제서야 내가 요리를 하는 동안에 마련된 방안이나 비결로써 레시피가 완성된다. 욕심일테지만 우리 주변에 그런 레시피를 가진 한 사람, 하나의 부엌이 천 개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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