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평범한 날 밤,
조용하고 조도가 낮은 레스토랑에 가야지.
노랫소리는 조곤조곤하고
다른 사람들의 포크 소리와 와인잔이 부딪히는 소리들이
리듬처럼 들리는 곳에 가야지.
아무것도 아닌 대화들을 나누면서
둘만의 웃음을 터트리고 맛있는 식사를 나눠야지.
다 먹은 그릇을 정리해주면
남은 와인을 한 모금 홀랑 마시고, 당신에게 스윽-
아무렇지도 않게 비행기 티켓을 건네야지.
당신의 눈빛이 의아했다가,
그것을 집어 들고 궁금했다가,
꺼내어 보고 놀랐다가,
이내 기쁨이 입꼬리에서 양 볼로,
볼에서 눈가로,
얼굴 전체로 퍼지는 걸 찬찬히 봐 둬야지.
당신의 웃음이 내 얼굴에 번지면
같이 가줄래, 묻고
당신의 대답을 기다려야지
당신의 대답이 다르지 않을 거라는 것을 확신하지만 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당신의 마음을 들여다보듯이
당신의 눈동자를 번갈아 보고, 또 번갈아 보고,
이윽고 당신의 대답이 들려오면
작은 환호성을 내질러야지.
그렇게 밤새 와인잔을 부딪히며 마음은 지구 반대편에 던져두고
둘만의 파티를 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