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쏭작가 Aug 11. 2021

아르헨티나에서 환전은 극비리에 이루어진다

아르헨티나 대환장 환전 대작전 3


  환전한 돈이 다 떨어져서 다시 플로리다 거리로 왔다. 전에 왔을 때 우리에게 환전해 준 레몬주스 청년을 찾으려는데, 오늘은 쉬는 날인지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플로리다 거리를 한 바퀴 돌며, 깜비오들의 눈빛을 감별 중이었다. 적극적으로 환전을 해 주려는 한 아저씨. 눈빛이 날카롭지만 투명해서 누군가를 속일 것 같은 눈빛은 아니었다. 며칠 전과 똑같은 환율에 오케이를 하자, 아저씨는 우리보고 따라오라고 했다. 저번처럼 건물 안으로 들어가는 건가 하며 그의 뒤를 따라갔다. 



부에노스 아이레스에서 환전을 하려면 가야하는 플로리다 거리


  플로리다 거리는 원래 상점가라 유동인구가 많다. 오늘은 특히 일요일이라 저번보다 사람이 더 많았다. 인파를 헤치고 도착한 곳은 어느 허름한 피자가게. 입구는 따로 문이 없이 뻥 뚫려 있다. 손님은 하나도 없고 주인만 오픈 주방 안에 있었는데, 깜비오는 그 사장에게 눈짓을 한 번 하더니 우리보고 따라 들어오라고 했다. 


  깜비오와 사장이 주고 받은 눈빛. 손님이 없는 가게. 이곳은 대체 뭘까. 깜비오는 왜 우리에게 이런 곳으로 오라고 한 걸까. 식당 안으로 들어가자 ‘ㄱ’자로 꺾어진 공간이 있었다. 테이블이 놓여 있었지만 바깥의 시선이 전혀 닿지 않는 곳. 갑자기 다 내놓으라고 하면 어쩌지? 칼이라도 들이밀면 어쩌지? 잔뜩 긴장을 한 채로, 깜비오와 두 걸음 거리에 멈춰 섰다. 그는 점퍼 지퍼를 내리더니 품안에 복대에 손을 집어넣었다.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순간...!!! 


  그가 품에서 꺼낸 것은 페소였다. 


  워낙에 지폐 양이 많아서 남들의 시선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폐를 일일이 세어 우리에게 건넸다. 환전한 돈을 해맑과 내가 나눠서 가방에 넣을 때까지 기다려준 깜비오. 우리가 정리를 다 하자 그는 다시 가게 사장에게 눈빛으로 인사를 한 뒤 사라졌다. 우리도 사장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남기고 그곳을 빠져나왔다. 





 "와, 무슨 OO7 작전인 줄 알았어!"


  "난 숨도 안 쉰 것 같은데?!"


  이번에도 무사히 깜비오 대작전은 성공! 






승리의 둘쎄 데 레체 아이스크림. 맥도날드 아이스크림은 지구 반대편에서도 진리다.



  성공한 기념으로 맥도날드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무려 둘쎄 데 레체 맛, 콘 아이스크림! 





이전 09화 사람 사는 데 다 똑같지 뭐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