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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일상 큐레이팅 - 풀풀풀

풀장, 풀반찬. 가득 채움

by 별빛소정

오늘 하루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저는 독서 모임 친구들과 함께 부산 기장에 있는 아난티코브로 1박 2일 여행을 다녀왔어요. 아난티에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제 마음을 사로잡은 건 파도 소리였어요. 다음으로 눈앞에 펼쳐진 바다의 윤슬이 마치 빛나는 보석처럼 반짝였답니다. 해운대나 광안리의 고운 모래사장과는 달리, 이곳은 거친 바위와 부서지는 파도가 어우러져 색다른 풍경을 자아내더군요. 점심을 먹고 나서 우리는 야외 수영장으로 향했습니다. 영하의 날씨에 수영복을 입고 따뜻한 물속에 들어가니 왠지 이색적인 기분이 들었어요. 눈처럼 흩날리는 거품 속에서 물장구를 치며 동심으로 돌아갔죠. 뜨끈한 자쿠지에 몸을 담그니 ‘여기가 바로 천국이다’라는 말이 절로 나왔답니다.


아침의 선물, 일출

저녁은 일식당에서 은대구 정식을 먹었어요. 평소 탕으로만 먹던 대구를 구이로 즐기니 부드럽고 고소한 맛이 일품이었답니다. 다음 날 아침에는 숙소 창문 너머로 해가 떠오르는 모습을 감상했어요. 새해 첫날에도 보지 못했던 일출을 이렇게 편안하게 볼 수 있다니, 정말 특별한 선물 같았습니다. 조식은 라메르에서 뷔페를 먹었는데, 음식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았지만 하나하나 정성스럽게 준비된 느낌이라 맛있게 즐겼어요.


아침 식사 후에는 바닷가 산책로를 따라 걸었습니다. 차가운 겨울공기가 상쾌했고 소나무 사이로 보이는 파란 바다가 눈을 즐겁게 했답니다. 오랑대에 가니 어부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는 법당이 있더라고요. 바위 위에 지은 법당이 신기해 올라가 보았답니다. 오랑대 앞에는 반얀트리호텔 공사가 한창이더라고요.

아난티는 전체적으로 조명에 진심인 곳이었어요. 주차장 천장에서부터 호텔 로비, 객실까지 모든 공간이 은은하고 따뜻한 조명으로 꾸며져 있더군요. 동선이 복잡해 길치인 제가 애를 먹기도 했지만, 아늑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가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엄마의 손맛, 그리고 오늘의 마무리


조식뷔페를 2시간 가까이 먹었는데 어머니께서 점심을 먹으러 오라고 하셨어요. 물메기탕, 돼지김치찌개 그리고 청경채, 콩나물, 무, 고사리, 깻잎… 푸릇푸릇 채소 반찬 가득한 엄마표 소울푸드에 젓가락을 놓을 수가 없었어요. 하나씩 맛만 봤는데도 배가 불러왔어요. 배도 꺼질 겸 남편과 마트에 들러 운동화를 사고 장을 봤습니다. 집에 와서는 브런치 글을 읽다가 조금 쉬었어요. 하지만 곧 남편이 저녁을 먹자고 해서 생굴회, 홍합탕, 미역 등 해물 한 상과 함께 소주 한 잔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답니다.


오늘의 일상 큐레이팅은 ‘풀풀풀(풀장, 풀반찬, 채움)’로 요약되겠네요. 바다의 거친 아름다움과 따뜻한 물속의 여유 그리고 사랑이 담긴 음식들로 풍성하게 채워졌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하루를 보내셨나요? 특별한 순간이든 소소한 일상이든, 지금 이 순간의 기쁨이 쌓여 내일의 소중한 추억이 되는 법이죠. 지나간 어제에 머무르지 말고, 불확실한 내일에 매달리지 않으며, 오늘의 순간을 즐기며 나만의 기쁨을 찾아보세요. 존재하는 건 결국, 지금 이 순간. 그것만이 나의 삶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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