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하루를 여행처럼, 삶을 예술처럼

소정의 일상 큐레이팅

by 별빛소정

오늘의 일상을 큐레이팅해 보겠습니다.

요즘 저는 매일 아침 30분 일찍 일어나 필사를 하고 있어요. 김종원 작가의 세계 철학 전집 중 두 번째 권,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이다>를 한 장씩 읽고 필사하는 중입니다. 이 책은 비트겐슈타인의 철학을 김종원 작가만의 해석으로 실생활에 적용할 수 있도록 풀어낸 책이에요.

"더 좋은 인생을 원한다면 그 인생에 맞는 언어를 사용하라. 좀 더 선명하게 표현할수록 원하는 인생을 살 가능성도 높아진다."

우리는 흔히 모호한 언어를 사용합니다. "잘되었으면 좋겠어", "행복했으면 좋겠어", "부자가 되었으면 좋겠어" 같은 막연한 바람들 말이죠. 하지만 더 좋은 인생을 원한다면, 명확한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내가 바라는 삶을 보다 선명하게 표현할수록 그 삶을 이룰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하네요.


책을 소리 내어 읽고 필사를 한 후, 내 언어로 다시 적어보니 하루 종일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 남아 있더라고요. 앞으로도 매일 아침 필사를 하며 이 책이 내 마음 깊이 스며들도록 해야겠어요. 오늘은 책 표지에 그려진 비트겐슈타인의 얼굴도 따라 그려보았습니다.


아침으로는 십전대보탕을 마셨습니다. 지난 주말 부전시장에서 한약재를 잔뜩 사 왔거든요. 남편이 나름 연구해서 저녁마다 탕약을 정성껏 달이고 있어요. 덕분에 퇴근 후 집에 들어서면 한약 향이 온 집안을 가득 채웁니다. 체질에 잘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물처럼 연하게 마시는 거라 부담 없이 즐기고 있어요. 대추와 견과류를 넣으니 더 든든하네요.


출근 후에는 거창으로 출장을 다녀왔어요. 부산은 아침에 비가 왔는데, 거창으로 가는 고속도로 주변은 온통 하얀 눈으로 덮여 있더라고요. 전국이 눈으로 뒤덮일 때도 부산은 먼지 같은 첫눈이 휘날린 게 전부였거든요. 그런데 오늘은 눈 덮인 풍경도 보고, 올해 처음으로 눈도 밟아볼 수 있어서 신이 났습니다. 원래 거창 산림치유센터 위에 있는 Y자 출렁다리까지 가보려 했는데, 폭설로 인해 출입이 금지되어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왔어요.


저녁엔 남편과 이태리식당 가서 피자와 파스타를 먹었습니다 맥주 한 병을 따서 둘이 짠하고 나눠먹었죠. 동네 한 바퀴 돌다가 옛날 통닭집 가서 치킨과 생맥으로 마무리했습니다. 닭다리를 하나 챙겨주는 남편 덕분에 행복하네요


오늘 하루도 마치 여행 같았고, 작은 순간들이 쌓여 예술처럼 빛났습니다. 필사로 마음을 다지고, 몸을 위해 보약을 챙겨 마시고, 새로운 풍경을 보며 삶의 여유를 느꼈습니다. 맛있는 저녁과 치맥으로 마무리했네요. 때로는 특별한 일이 없어도, 우리가 하루를 여행처럼 바라본다면 매 순간이 소중해지겠죠. 여러분의 하루도 작은 행복들로 가득 차길 바랍니다. 우리가 걷는 이 길이, 결국 가장 아름다운 여행이 될 테니까요.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