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의 일상 큐레이팅
오늘도 제 일상을 큐레이팅해 보겠습니다. 딸이 생일선물로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물해 줬어요. 덕분에 요즘 제 하루는 늘 음악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어젯밤엔 "우아한 유령(Graceful Ghost)"이라는 곡을 들으며 잠들었는데, 밤새 머릿속에서 그 리듬이 춤을 추더라고요. 이 곡은 윌리엄 볼컴이 춤을 좋아했던 아버지를 떠올리며 작곡한 피아노곡인데, 유령이 우아하게 춤추는 모습이 상상될 만큼 매력적인 음악이었어요.
https://youtu.be/hwrImDWsqgQ?si=QUba8fVjdiHLBMaR
요즘 저는 클래식에 푹 빠져 있습니다. <들으면서 익히는 클래식 명곡>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악기, 교향곡, 실내악, 협주곡 등 다양한 클래식 음악의 세계를 알아가고 있는데요. 예전엔 베토벤 하면 5번 운명 교향곡이나 9번 합창 교향곡 정도만 떠올렸는데, 차근차근 듣다 보니 곡마다 섬세한 차이가 느껴지더라고요. 특히 전원 교향곡을 들으면 빗소리, 새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가 귀에 쏙쏙 들어와서 음악 감상이 더욱 즐거워졌어요. 음악을 깊이 알아갈수록, 귀가 들리지 않는 상황에서도 위대한 작품을 창작한 베토벤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악보를 틀리게 연주하는 것은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열정 없이 연주하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사람은 모두 실수를 한다. 그러나 모든 사람은 저마다 다른 실수를 한다. – 루드비히 판 베토벤
사실 저는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담당하고 있어요. 음악을 깊이 알지도 못하는 제가 오케스트라를 맡고 있다는 게 조금 주제넘게 느껴지지요. 2년 전 처음으로 단원을 모집할 땐 스무 명 정도였는데, 지금은 무려 71명으로 늘어났어요! 각 파트별로 지도자와 지휘자 선생님도 여섯 분이나 계셔서, 단원들의 실력도 점점 발전하고 있죠.
얼마 전에는 영화의 전당에서 정기 연주회를 열었어요. 그동안 다른 공연에 협연하는 정도였는데, 이렇게 큰 무대에서 우리 단독 공연을 하다니… 정말 뿌듯한 순간이었어요. 70명의 단원이 무대를 가득 채우고, 객석에는 500명이나 되는 관객이 찾아와 주셨죠. 그 광경을 보니 KBS 교향악단이 부럽지 않았답니다.
공연을 보면서 제가 잘 아는 곡을 연주할 때는 아쉬운 부분이 귀에 들어오는데, 잘 모르는 곡을 연주할 때는 ‘오, 정말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청소년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사람이니, 음악을 더 깊이 공부해야겠다는 다짐을 하며 요즘 아침저녁으로 클래식을 듣고 있습니다.
음악은 때로는 위로가 되고, 때로는 삶의 방향을 제시해 주기도 합니다. 오케스트라 아이들이 무대 위에서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합니다. 음악을 통해 성장하는 건 단순히 그들이 아니라, 저 자신이기도 하다는 것을요. 어쩌면 인생도 음악과 닮아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때로는 실수가 있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멈추지 않고 연주를 이어가는 것이겠지요.
여러분은 요즘 어떤 것에 빠져 계신가요? 무언가에 몰두하는 하루도, 그저 여유롭게 보내는 하루도 모두 의미 있는 날이 될 거예요. 오늘도 여러분의 삶이 아름다운 선율로 흘러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