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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은별 Mar 31. 2024

어느 날 꾼 꿈

술 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꿈속 장면이다.

너무나 생생해서 꿈 분석 때 가져가려고 적었는데 누군가 분석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남겨본다.



연령대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다.

아무래도 대학교 동창생들이 모여 있는 것 같다.

졸업식이거나 엠티이거나 모두가 한 자리에 모여서 파티처럼 즐기는 모습이다. 장소는 학교다. 넓은 잔디밭도 있고 대학교 시설과 비슷한 환경이다.

나는 그 속에서 사람들을 통솔하는 역할이다. 운영진으로 그날을 진두지휘해야 한다.

모두 술에 취해 있는데 나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

이 자리를 잘 끝내야 한다는 책임감에 술을 권하는 사람들의 잔을 받아 들고서는 그냥 버린다.

이제 곧 해산해야 된다. 사람들을 모이게 해서 공지사항을 알리고 헤어져야 하는데 한 번에 모여들지 않는다.

다들 정신없다. 무리들마다 찾아다니며 가운데로 모여들라고 알려주지만 '오냐오냐' 끄덕이기만 할 뿐 술 취한 사람들끼리 모여 어울리고 있다.


어느새 내 주머니에는 돈봉투가 가득이다. 찬조금을 건네는 사람, 수고한다고 넣어 주는 사람 등등

그 많은 돈봉투가 내 것이 아님을 알고 있다.

정리해서 학교에 전달해야 한다. 술에 취하지 않은 사람이 나뿐이라 그 봉투도 내가 주섬주섬 챙기면서 사람들이 흘린 것도 주워서 봉투에 이름을 적어둔다.


마지막 공연을 하기로 한 사람이 술에 너무 취해있다.

그 사람의 공연은 나중에 다른 동료의 딸 결혼식에서 하기로 약속을 정한다.

요즘 대세가 무당들이 추는 춤이라고 한다. 그 춤을 결혼식에서 추겠다는데 다들 반가워한다. 나만 눈이 휘둥그레진다. 결혼식에서 무당춤을 춘다고?


갑자기 장면이 바뀌어서 계단을 내려오는데 조금 전보다 돈봉투가 더 많이 들려져 있다.

이 정도면 꽤 되겠는데?라는 생각과 동시에 가로채고 싶은 마음이 슬쩍 올라왔다.

하지만 꿈에서도 이것이 꿈인지 알고 있는 나는 '내 돈은 나중에 또 들어오겠지.'라고 말하며

전달해야 되는 것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걸어간다.

발걸음이 가볍고, 이 행사를 잘 마무리 짓고 있는 내 역할을 스스로 뿌듯해한다.



여기까지가 꿈의 내용이다.

행사, 운영진 역할, 술 취한 사람들, 술 안 취한 나, 돈 봉투...

알듯 말듯하다.


다만 술 취한 사람들 사이에서 술 안 먹고 정신 차려서 챙겨내고 있는 모습에서는 현실의 나를 반영하는 것 같았다. 무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들 틈에서 늘 깨어 있기를 선택 한 나. 나 역시 종종 휘둘리거나 꿈인지 현실인지도 구분 못한 채 지내기도 하지만, 대게는 깨어서 현상을 선명하게 보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런 자신에게 자족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술에 취해 사람들을 나무란다거나 비하하지도 않는다. 그들이 있어서 내가 취하지 않으려는 의도를 아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꿈에서의 돈봉투는 과연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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