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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캠퍼스씨네이십일 Apr 14. 2017

밤의 해변에서 혼자_박예주 인터뷰

콩 고르라고요! 우리가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홍상수 감독의 <밤의 해변에서 혼자> 중 관객들이 가장 큰 웃음을 터트리는 장면은 단연코 정재영(명수)과 도희(박예주)가 말다툼을 하는 장면이다. 얼굴은 등장도 하지 않고 목소리로 정재영에게 계속 잔소리를 하는 당찬 신인은 박예주다. 첫 영화에서 씬스틸러로 등장하는 박예주 배우를 만났다. 



이름 박예주

생년월일 1987년 5월27일

키 174cm

몸무게 56kg

학교 건국대 영화과 연기전공 졸업, 한예종 연기과 연기전공 전문사 재학 중

좋아하는 영화 <델마와 루이스>

존경하는 배우 케이트 블란쳇, 로빈 라이트     

출연작

연극

2011 <이기동 체육권> 

2014 <망원동 브라더스> 

드라마

209 <시티헌터> 

영화

2016 <특근>(단편) 

2017 <밤의 해변에서 혼자>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

건대 영화과에 다닐 때 홍상수 감독님 강의를 들었다. 장편 시나리오 워크숍 수업이었는데, 연기 전공인 학생들한테는 다른 과제를 내주신다. 장면을 즉흥으로 상황만 주고 우리가 촬영해간 것을 보고 코멘트해주셨다. 졸업을 하고 대학원에 진학했는데, 서류를 뗄 게 있어 학교에 갔다가 우연히 감독님을 만났다. “너 혹시 방학 때 뭐하니”라고 하셔서 “아무것도 안 하는데요”라고 했더니 “그럼 나 이번에 영화 찍는데 도와줄 수 있니”라고 하셔서 바로 “네!”라고 대답했다. 영화를 언제 찍는지, 내용이 뭔지도 당연히 몰랐다. 몇달 있다가 언제 찍을 것 같은데 강릉으로 오라고 해서 강릉으로 가서 촬영을 시작했다.      


명수(정재영)와 영희(김민희)가 카페에 있을 때도희(박예주)가 목소리로만 등장해서 계속 명수에게 잔소리를 하는 장면이 재미있다두 사람의 대화에 타이밍에 맞춰 말을 얹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촬영할 때에는 이 장면이 웃긴 장면인지 몰랐다. 근데 민희 언니가 계속 들썩이면서 웃었다. (웃음) 민희 언니가 많이 웃어서 엔지처럼 되었는데 그게 영화에 들어가서 더 좋았던 것 같다. 아마 정재영 선배님의 리액션이 좋아서 관객도 웃은 게 아닐까 싶다. 그 장면을 찍을 때 목소리만 나와도 계속 연기를 하고 있었다. 감독님이 “목소리만 나오더라도 진짜 행동을 해야 한다”고 하셔서 말을 던지면서 커피머신을 닦고 있었다.      

연기하는 도희는 명수와 동거를 하며 함께 카페를 운영한다영화 속에서 유일하게 영희에게 적대적인 역할이라 눈에 띄었다감독님은 도희를 어떻게 설명하셨나

“이 여자는 명수와 동거하는 사이이고, 지금 카페를 같이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명수가 할 일을 하지 않고 그 책임을 떠맡게 된 상황이다”라고만 설명해주셨다. 감독님 수업을 들을 때 “넌 억울한 연기 하면 잘하겠다”라고 하신 적이 있다. 그게 생각나더라. “내가 무언가를 더하려고 하지 말자”, 아예 그렇게 생각해서 부담이 덜했다. 뭔가 해보려고 더하면 안 될 것 같았다. 천우(권해효)와 영희가 카페에서 나누는 대화 속에 명수가 계속 거론된다. 같이 동거를 하는 남자의 이름이 어떤 여자의 대화 속에 등장하면 거슬릴 것 같았다. 내 남자의 친구가 내가 모르는 여자를 우리 공간에 데려온 거다. 감독님이 써준 텍스트를 보고 “아, 나는 명수에게 사랑받고 싶어 하는구나’라고 생각했고, 그 마음이 영희를 대하는 태도 속에 묻어날 것 같았다.      


홍상수 감독은 촬영 당일에 대본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그런 현장은 처음이었을 텐데 어렵진 않았나

아침 식사를 하면서 감독님이 그날 찍을 대본을 주신다. 그때 이 여자는 이렇게 말할 것 같다는 분석보다는 전체적인 상황이 들어오고 내가 거기에 빠져들게 되는 것 같다. 감독님이 대단하다고 느낀 게 배우들이 계산하지 않고 그 상황 속에 빠질 수 있게 해주신다. ‘도희는 어떤 여자고 이렇게 연기해’라고 하신 건 없지만, ‘너가 처음이라 긴장은 되겠지만 그래도 진짜로 해야 해’라고 하셨다. 아버지가 카페를 하셔서 커피 원두나 카페 운영에 대해서는 좀 아는 편이다. 대사를 하면서도 계속 카페 주인이 해야 하는 일을 ‘진짜’로 하려고 했다.      


완성된 영화를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나

지난해 초에 촬영을 하고, 완성본을 보기 전에 베를린국제영화제 수상 소식을 들었다. 내가 출연한 영화가 수상을 했다니까 영화가 더 궁금했다. 사실 영화를 보기 전에는 무서웠다. 촬영할 때는 너무 즐거웠는데도 오랜 시간이 지나서 개봉한다고 하니 좀 두려웠다. 사람들에게 어떤 인물로 보여질까 하는 생각에. 시사회장에서 영화를 보는데 너무 재미있더라. 문성근 선배님이 김민희 선배님에게 안톤 체호프의 <사랑에 대하여>를 읽어주는 장면에서 울었다.      


연기를 조금 늦게 시작했다앞으로 어떤 연기를 하고 싶나

20대 때 방황이 길었다. 원래 연기가 아닌 전공으로 대학을 갔다 자퇴하고 유학을 갔었다. 돌아와서 미스코리아에 나갔다가 수상을 했고, 우연히 김수로 선배님을 만나서 제작하시는 연극 <이기동 체육관>에 출연하게 됐다. 연기가 하고 싶어서 26살에 건국대 영화과에 갔고, 지금은 또 대학원에 가서 연기를 배운다.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라서 어떤 역할이라도 다 좋다.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가 되고 싶다. 예전에 운동을 해서 액션 연기에도 자신 있다.


글 김송희 / 사진 최성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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