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제로 웨이스트 초보자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회용 빨대를 매일 사용했고 아침마다 일회용 컵에 커피를 테이크 아웃 했으며 갖고 싶은 대로 물건을 사서 소비를 늘렸고 예쁜 쓰레기들을 모았으며 플라스틱을 갖고 사는 것에 무분별했다. 그런 내가 2024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시작한 것이 제로 웨이스트이다. 어떻게 보면 갑작스러운 일이기도 했으나 나는 한번 마음을 먹으면 추진력도 실천력도 좋은 편이라 속전속결로 진행하고 실행에 옮긴다.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요즈음 기억을 거슬러 올라가 보니 최근에 갑자기 이런 마음이 떠오른 것은 아닌 듯했다. 때는 23년의 여름? 아니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코로나 시국이 오면서 이미 내 안에 내재되고 있었던 듯하다. 호기심이 많은 편이라 궁금한 것은 책을 보거나 검색을 해서 찾아보는 것을 즐긴다. 코로나가 돌던 시기에 1년 뒤면 괜찮아지겠지 했던 것이 2년을 넘어갔고 급 유행하면서 거의 대다수의 사람들이 코로나의 걸리던 때에 나는 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궁금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하지 않았던가. 쉽게 물러날 바이러스가 아니라면 그것에 대해 잘 알고 대응하겠다는 생각에서 코로나에 관련된 서적을 읽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것은 코로나 바이러스는 인간의 생태계 파괴로 인한 것이며 기후 변화로 바이러스의 매개체 역할을 하는 동물들의 서식지가 바뀌면서 발생했다는 이야기였다. 그때만 해도 기후 변화에 대한 체감이 없었고 생태계 파괴야 하루 이틀 일이 아니므로 그렇구나 생각하며 지나쳤다. 그리고 한 해가 지나면서 기후 변화를 체감했고 작년에는 더더욱 심해져 꽃들의 개화시기가 빨리 찾아오고 한 계절에 같이 피어야 할 식물들이 제각각 피어났으며 뚜렷한 봄가을이 사라지고 있었다. 한여름에는 너무나 뜨거운 날씨가 겨울에는 추워야 할 때에 춥지 않았다. 계절감각이 헷갈리는 것은 인간뿐 아니라 가을에 노랗게 물들다 아름답게 지는 은행잎도 그러했다. 노랗게 물들지도 못한 초록색의 은행잎이 갑자기 겨울을 알리는 세찬 바람에 우스스 떨어졌는데 살면서 처음 본 일이었다.
작년에 또 들은 것은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꿀벌이 왜 사라진데?’ 잠시 의문은 품었지만 이내 그냥 사라지나 보다 했다. 그것은 꿀벌이 하는 중요한 역할을 알지도 체감하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아마도 정보가 없기에 많은 사람들이 꿀벌이 사라지는 것에 대해 나처럼 생각하고 있지 않을까. TV프로그램 ‘유퀴즈’에 ‘꿀벌 의사’가 나와서 하는 이야기를 듣고 꿀벌이 사라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다. 꿀벌이 화수분 역할을 해서 생산되는 작물들이 많은데 꿀벌들이 그 역할을 해주지 못하면 그것이 식량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최근 소설 ‘꿀벌의 예언’을 보면 이와 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국가 간의 식량난으로 인하여 이것이 전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 우리나라는 밀 소비가 높지만 밀 생산은 하지 못하기에 수입을 해오는데 그런 식량난이 벌어지면 아마도 다른 나라에서는 밀수출은 하지 않을 것이므로 지금 우리가 먹는 라면, 빵, 피자, 햄버거 등은 구경도 못하는 때가 올 것이다. 이뿐이겠는가. 과일이며 채소이며 가격은 폭등할 것이고 지금 우리가 마음껏 먹고 누리는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리고 ‘유퀴즈’에 환경 관련하여 교수님이 나와서 이야기하시는데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7년이라고 했다. 그것은 다시 지구를 되돌릴 수 있는 시간이 아니라 다시 되돌아갈 수는 없고 더디게 흘러가게 노력할 수 있는 시간이라고 했다. 어느 해변에 펭귄들이 떼죽음으로 발견되는 것, 해양 생물들이 플라스틱으로 고통받는 것, 기후 변화로 인하여 바다 거북이가 암컷밖에 태어나지 않는 일. 생태계의 일만이 아니라 인간에게도 곧 처할 수 있는 일이다. 교수님이 말씀하셨듯이 사람들이 지구가 망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지구는 그대로 있을 것 같고 그 지구에 어떤 생명이 남아 있을 것인가가 관건 아니겠냐고 하셨는데 그 말이 마음에 훅 와닿았다. 내가 주변에 요즈음 이야기 하는 것이 다소 미래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나의 생각에도 우리가 살 수 있는 시간은 최대 10년일 가능성이 크다. 그전에 전 세계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지고 노력을 기울인다면 그 시간이 조금은 늘어날 수 있겠지만 말이다.
그렇게 나에게 환경과 기후 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일렁일 때쯤 TV프로그램 ‘놀면 뭐 하니’에 출연한 배우 김석훈 님을 보게 되었고 버려지는 쓰레기에 관심을 갖고 산다는 그의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그가 하는 ‘나의 쓰레기 아저씨’ 유튜브를 정주행을 했다. 버려지는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노력, 버리지 않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소비는 하지 않아야 하는 것, 버려지는 쓰레기 중에서 재활용이 가능한 것은 다시 쓰는 것, 의류함에 버려지는 옷에 관하여, 쓰레기 수거부터 쓰레기 매립지에 관한 현실적이 내용들이 담겨 있어 경각심도 가지게 되었고 많은 배움을 얻었다. 이런 유튜브는 많은 사람들이 봐야 하고 환경교육 프로그램에도 꼭 활용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우연히 여성잡지를 보다가 ‘제로 웨이스트 의생활, 지구를 위해 옷쇼핑 줄이기’란 기사를 읽고 글을 쓰다가 나도 모르게 24년 내가 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를 정해 보면 어떨까 하며 8가지를 적어 나갔다.
나는 그 끄적임이 실천으로 옮겨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지만 역시 추진력과 실천력이 좋은 나는 2024년도의 시작을 알리며 1월 1일부터 나만의 제로 웨이스트를 시작했다. 내가 제로 웨이스트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다가온 환경에 대한 경각심과 그 이야기들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거창하게 환경운동가가 되겠다는 것이 아니라 김석훈 배우님처럼 스스로 관심을 갖고 조금은 세상을 위하여 이롭게 살겠다는 취지이다. 그것이 조금 큰 바람으로 이어진다면 나의 글로 인하여 사람들에게 이 지구가 그리고 우리의 삶이 위협받고 있으며 그것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임을 알리고 싶을 뿐이다. 나의 제로 웨이스트에 대한 관심은 이렇게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