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창하지 않은 것들에 대하여
가끔, 때가 있다는 생각을 한다. 클리셰 혹은 통념 같은 것. 학창 시절의 푸릇푸릇한 이미지나 사회 초년생의 열정적인 모습 같은 그런 것들.
돌이켜 보면, 이 모습에 맞춰 살기도 그러지 못하기도 했던 것 같다. '같다'라고 말하는 것은 당시에는 딱히 생각해 본 적 없기 때문이다.
그러다 문득 지나버린 '꿈'을 생각한다.
“이 나이에 아직도 꿈?”이라는 질문에 뒤이어
“이쯤이면 꿈을 이뤘거나 실패했을 시간이 아닌가?”
애초에 "내게 꿈이 있기는 했던가?”라는 의문들이 스쳐간다.
중학교 3학년이었다. 더 이상 과학자나 대통령 같은 다소 허무맹랑한 것이 아닌, 어느 정도 현실감 있는 장래를 제시할 수 있는 정도의 지능은 있는 그런 나이.
문득 TV를 보다가 당시 고액 연봉자 리스트에 ‘경영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보았다. 그저 뭔가 있어 보였던 나는 미래 직업을 잠정적으로 결정했다.
물론 그 당시 내게 지혜라는 것은 너무나도 미미했기에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 알아볼 생각은 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진학 후에는 이 희망이 바뀌었는데, 'CEO'였다. 안타깝지만, 그때도 별다른 현실성은 없었다. 그래도 대학 진학이 눈앞에 선명하게 보일 쯤에는 생각이라는 것을 해본다.
어찌 됐든, 컨설팅이나 CEO나 경영이 전공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자영업이 많던 주변 환경 탓인지 잘 안되면 나도 장사나 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그럼 경영이 맞다는 적당한 논리로 대학에 진학했다.
어릴 때, 꿈이라는 것은 말하는 것만으로 가슴이 벅차고 무언가 대단한 것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눈에 보여도 결코 쉽게 닿을 수 없는 뭐 그런 어떤 것이었다.
또한, 어떠한 관념으로 시작해 구체화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꿈이 곧 직업으로 연결되었다.
시간이 흐른 뒤 바뀐 생각은 꿈은 구체화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애석하게도 직업이 꿈을 이루는 수단이 아닌 목적이 되어버린 나는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른 체 직업을 정했다.
그렇게 토대가 없는 내 직업은 이리저리 부유했다.
이리저리 떠돌고 난 후에 비로소, 딱히 꿈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없음을 깨닫는다. 그래서, 이제라도 꿈을 찾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는
“뭐 굳이…”라는 자답에 이어
“꿈이 거창할 필요가 있을까”하는 생각이 뒤를 따랐다..
이를 테면, 일상을 굴리는 동력원으로서
‘새로운 요리 먹어보기’, ‘오랜 인연과의 조우’, ‘안 해본 것 해보기’ 정도라면
단순하고 아름답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