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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omsk Mar 21. 2021

맹목적 열등감의 종착지. 대기업.

사춘기 "당신의 Title은 당신이다."

대기업.


일반적인 모든 취업준비생, 이직희망자들이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직장이다. 온갖 고민을 해가며 취업준비에 힘을 쓴다. 고졸부터 박사학위 취득자까지 모두 동일하다. 그렇기에 전국의 고등학교 취업담당 교사들은 대학진학 대신 취업을 선택한 학생들을 대기업에 보내려고 애를 쓴다. 반대로 대기업에서도 우수한 사원들을 많이 배출한 학교에 채용담당자를 보내 학생들을 미리 확보하려는 노력을 한다. 대학생들 역시 대학 입학과 동시에 취업준비라는 명목으로 이런저런 준비를 시작한다. 석박사들도 교수를 통해서까지 우수기업에 취업하기 위한 노력을 한다.


자신만의 꿈이나 목표를 미리 설정한 사람들이야 좋은 직장에 취업하는 것이 목표가 아닐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제외하더라도 당연히 일반적인 입장에선 안정된 지속성과 높은 연봉을 생각한다. 새롭지 않은 당연한 이유다. 민망한 4학년 2학기 마지막 기말고사를 준비하며 피말렸던 기억이 지금도 선명하다.


역시나 취업하는 순간 온갖 찬사를 누리게 된다. 엄친아, 엄친딸로 등극하고 모든 후배들과 친구들로부터 존경과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명함 한 장이 마치 자격증이라도 되는 듯 자랑스럽다. 대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을 왠지 모를 경외심과 부러움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백서 내에서 말했듯 솔직히 직장인들 중 소수의 계층이다. 대단해 보이기도 하고 스마트해 보이기까지 한다. 우수한 체계와 훌륭한 복지정책, 업무환경, 높은 급여, 기업의 지속성과 미래를 누리는 사람들이니 더욱 그렇다.


물론 대기업에 다니는 것이 태어날 때부터 꿈인 사람은 없다. 당연히 더 큰 꿈을 가지고 학교를 견딘다. 하지만 모두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삶을 가꾸는 것이 아니기에 대개 고등학교에 입학할 즈음 대기업이 꿈이 되는 사람들이 생긴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직장생활의 정점. 바로 대기업이다.


대기업이 가지고 있는 많은 것중에 대기업만이 가지고 있는 절대적인 것은 사실 거의 없다. 규모의 차이로 생기는 어쩔 수 없는 것들일 뿐이다. 1명이 파트너를 섭외해 회사를 차렸을 때 규모로만 봤을 때 소기업이라 한다. 그 회사가 억대 매출을 넘어 수백억 매출을 올리는 기업으로 성장하고 수십명을 넘어 수백명을 거느리는조직으로 성장하면서 소기업에서 중기업, 중견기업으로 성장한다. 2명이었을 때 필요한 것들은 별로 없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이미 머리와 가슴속에 당연히 필요한 것들과 가지고 있는 것들로 구분되어 존재하고 있었다. 많은 인원의 조직이 되었을 때 당연히 필요한 것들과 가지고 있는 것들을 모두가 공유할 실체가 필요해져 실체화 시킬 뿐이다.


중견기업 이하 소기업까지 작은 규모의 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는 인력난을 불러온다. 아무리 작은 기업이라도 당연히 필요한 것들과 가지고 있는 것들을 무시하지 않아야 한다. 당연히 필요한 것들은 바로 법의 테두리에 있는 기업이 해야 할 일이고 가지고 있는 것들은 사장이 나서 챙겨야 할 것들이다. 하지만 지금도 거의 모든 사장들은 당연히 필요한 것들을 상당수 무시하기에 가지고 있는 것들은 아예 숨겨놓기까지 한다. 인력난을 겪고 구직난을 겪는 이들의 사이에는 단순히 부족한 급여와 복지, 빈약한 사업성만 있는 것이 아니다. 법을 무시하고 의지를 갖지 않는 사장들의 욕심과 무지가 가장 큰 벽이다. 소수 IT업계에 한하는 현실도 이 시대의 사업가들의 분명한 한계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그들은 대기업으로의 도약을 꿈꾼다. 그렇다. 그들마저도 대기업을 꿈꾼다. 실행하지 않을 뿐이다.


대기업에 대한 표면적인 열망은 급여와 복지, 사업지속성에 있다. 오랜 시간 나를 비롯한 가족의 삶을 유지하면서 가능하다면 높은 급여로 직장생활 이후의 삶까지도 영향을 미치기를 원한다. 그리고 그만한 영예와 부를 누리기를 원한다.


매출규모가 작다고 반드시 낮은 급여와 복지, 열악한 사업지속성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강소기업,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은 대기업 못지 않은 급여와 복지, 사업지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대기업 직원들이 퇴사 후 스타트업을 찾는 사례는 이제 흔하다. 이들의 매출규모는 여전히 작다. 하지만 대기업의 그것들을 모두 실체화하고 있다. 차이는 무엇인가.


당연히 필요한 것들과 가지고 있는 것들을 실체화 시켰다.


기술을 확보한 스타트업이라서 대규모 투자유치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인가. 먼저 언급한 강소기업에게 대규모 투자유치는 없다. 스스로의 힘으로 매출을 확대해 직원들을 위한 자체투자를 감행한다. 그래서 강소기업이라는 이름하에 인력난에서 탈출을 꾀한다. 최적화된 인력배치, 업무분장, 조직관리 체계, 대기업에 무조건 굴하지 않는 협상력, 진정성 있는 내부 소통과 협력 의지, 투명한 경영현황, 신경영 방식의 끊임없는 탐구. 이는 투자가 있어야만 실체화 되는 것이 아니다. 의지로 가능한 영역이다. 사장의 욕심은 무지로 진화한다. 그렇기에 인력난을 자초한다. 그러면서 사회를 탓한다.


스스로 대기업으로 진화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기업들은 많다. 다만 모르는 척 핑계만을 대고 있다. 도저히 그 끝을 알 수 없는 열등감만 간직한 채 스스로의 잠재력을 억누르고만 있다.


대기업은 되는 것이 아니다. 만드는 것이다. 수백억, 수천억, 조단위 매출이 있어야만 대기업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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