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언어의 힘 Part.1 : 시각의 언어

말보다 먼저 도착하는 신호

Oct 23. 2025

언어를 초월한 호소력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언어와 말은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는 것이 바로 비언어적 커뮤니케이션이다.
Birdwhistell(1970)은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즉, 말은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태도와 감정은 몸으로 전해진다.

Merleau-Ponty(1945/1983)는 인간의 몸을 “의미의 첫 번째 매개체”라 표현했다.
우리는 말하기 이전에 이미 얼굴, 자세, 시선으로 자신을 말하고 있다.
감정의 언어는 음성보다 먼저, 문법보다 정확하다.

앞서 언급한 심리학자 Mehrabian(1972)은 메시지 전달에서 언어 7%, 음성 38%, 시각 55%가 작용한다고 했다. 이 비율은 절대적 수치가 아니라, “감정의 93%는 말이 아니라 태도에서 전달된다”는 상징이다.

시각적 이미지의 네 축

커뮤니케이션학자 Berko 외(1981)는 비언어를 “몸의 움직임, 외양, 목소리의 특징”으로 정의했다.
이후 수많은 연구에서 비언어의 핵심은 시각적 이미지임이 밝혀졌다. 시각적 이미지는 단순히 얼굴이나 외모를 뜻하지 않는다.
외모, 표정, 응시, 제스처를 포괄하는 ‘보이는 모든 태도’가 바로 시각적 이미지다(Birdwhistell, 1952; 김경호, 2006).

① 외모 — 첫인상의 문

사람들은 얼굴 단서만으로도 상대의 성격이나 능력을 추정한다(Alley, 1988).
홈쇼핑은 3초의 전쟁이다.
깔끔한 복장, 안정된 헤어라인, 카메라에 맞는 컬러 대비는 상품의 신뢰와 직결된다.

“첫인상은 말보다 빠르다.”

② 표정 — 감정의 보편 언어

Ekman & Friesen(1982)은 “감정 표현은 문화와 언어를 초월한다”라고 했다.
‘기쁨, 놀람, 분노’는 모두 전 세계가 동일하게 해석한다. 홈쇼핑에서는 눈가의 미소, 부드러운 턱선, 잔잔한 끄덕임이 시청자의 불안을 낮춘다.

③ 응시 — 관계의 다리

응시는 단순한 ‘쳐다봄’이 아니다.
DeVito(1985)는 이를 “대화의 흐름을 조절하는 장치”라 정의했다.
카메라 렌즈를 향한 짧은 눈 맞춤은
“당신에게 말하고 있다”는 비언어적 신호다.
너무 길면 부담스럽고, 피하면 방어적으로 느껴진다.

“눈은 마음의 언어다.”

④ 제스처 — 말의 시각적 리듬

Kendon(1983)은 제스처를 “의사소통을 돕는 신체의 언어”라 했다.
손의 개방은 수용, 손가락 지적은 공격을 의미한다.
가격·혜택·기한을 말할 때 세 손가락을 펴며 ‘하나, 둘, 셋’을 말하면 청중의 머릿속에도 구조가 시각화된다.

“제스처는 말의 쉼표(포즈)다.”

이미지가 신뢰를 만든다

시각적 이미지는 단순한 외형이 아니라, 신뢰의 첫 단서다. Argyle(1988)은 “비언어는 감정과 태도를 전달하는 데 언어보다 중요하다”라고 했다.
국내 연구에서도 쇼호스트의 시각적·청각적 이미지가
호감도와 구매의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있다(김민정, 20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