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고생4: 돈지랄에 대한 변명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by simple life

내가 책을 좋아했던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을 경우 엄청난 고통이 따라온다는 것을, 나이를 먹을 만큼 먹은 이제는 안다. 책과 관련된 직업은 가지지 않는 것이 정신과 육체 건강에 이롭다. 좋아하는 일은 취미로 할 때 지속가능하다.


그렇다면 '취미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은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내가 보니 그것은 네 단계를 충족한다.

첫째, 일단 본업을 유지한다. (생존은 중요하니까)

둘째, 엄청나게 몰입하여 시간이 날 때마다 그 취미를 수행한다.

셋째, 취미를 위하여 번 돈을 무리하게 쓴다.

마지막은 돈이 아깝지 않아 즐겁게 탕진한다.


남편이 골프를 시작할 때 정확하게 저 과정을 밟았다.

그는 일단 이러쿵저러쿵하던 회사 일에 대한 평론을 접고 본업을 열심히 했다. 다음으로는 시간을 낼 수 있을 때마다 골프를 쳤다. 골프연습장에 가고, 동호회에 가입해 스크린골프 정모에도 참석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필드에도 나갔다. 셋째 단계에 이르러서는 골프채를 비싼 것으로 바꾸고, 필드에 더 자주 나갔다. 넷째로는 골프 액세서리를 사 모으며 "다음 생엔 타이거 우즈로 태어나겠다"고 선언했다.


'아마추어(Amateur)'라는 단어의 어원을 아는가? 라틴어 '아마토르(Amator)', 즉 '사랑하는 사람'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당시 남편은 진정한 아마추어 골프 선수였다. 남편은 타이거 우즈를 열망했지만, 그건 타이거 우즈가 돈이 많아서도, 잘생겨서도 아니다. 오직 타이거 우즈 골프가 세계 최고였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취미가 아름다운 것이 바로 이 지점이다. “순수함” 그것은 아마추어리즘의 본령이다.

그렇다면 취미는 순수한 돈지랄이냐?

그건 내가 어떤 나이에 있는지, 어떤 상황에 처했는지, 경제적 사정이 어떤지 등등 나를 둘러싼 여건에 따라 달라질 것 같다. '칼로 무 자르듯'이라는 말은 정말로 칼로 무를 자를 때만 명확한 법이다. 내 삶은 결코 무가 아니다.


뭐, 취미가 순수한 돈지랄로 끝날 수도 있지만, 내 경우 때로는 자존감을 올려주고, 생활에 기쁨을 주고, 내 다음 삶의 이정표가 되어 주기도 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돈으로도 살 수 없는 든든한 동료들을 만나게도 해주었다.


이 정도면 꽤 할 만한 돈지랄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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