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 시대, 현명한 직장생활을 위한 조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의 여파로, 자택 대기 (Stay at Home) 행정명령이 내려진 후, 벌써 6개월이 흘렀다. 여전히 상황은 안개 속이지만, 예전에 비해 서서히 경계가 풀리는 듯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미국 IT 회사들은 지난 4월부터 지금까지 무기한으로 재택근무 중이다. Covid 가 사회 여러 풍경들을 바꿔놓고 있듯이, 재택근무하는 회사들의 근무 환경 또한 상황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지난 6개월간의 재택근무 경험을 돌이켜보며, 재택근무 시, 더욱 중요하게 된 직장인 스킬 셋에 대해서 나눠보고자 한다.
대부분 회사에서 온라인 미팅을 위해 Zoom, Slack, Teams, Skype와 같은 영상 앱 (video conference app)을 활용한다. 카메라 렌즈를 쳐다보며, 상대방과 이야기한다는 게 어색할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참석자 중 일부는 카메라를 끄고, 음성으로만 참여한다. 당연히, 목소리만 듣는 것보다, 화면을 통해 직접 얼굴과 표정을 보면서, 회의하는 게 훨씬 집중도를 높여준다. 손짓, 찡그림과 같은 비언어적인 신호를 캐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를 키는 것만으로도, 내가 미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인식을 주기도 한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회의를 더 편하고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오히려 그 반대다. 온라인일수록 적극적으로 존재감(presence)을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 오프라인으로 회의실에 모여 회의할 때, 시선을 덜 받는 구석에 앉아, 반대 의견이 나왔을 때 노트북에 얼굴을 묻고 찡그릴 수 있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화상 회의 상황은 다르다. 모자이크처럼 보이는 각각의 화면을 통해, 내가 상대를 보고 있지 않아도, 상대방은 나를 보고 있을 수 있다. 온라인 회의 동안 긴장하며 표정관리해야 한다. 일부러 억지 표정을 지으라는 이야기가 아니다. 상대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고개를 끄덕인다던가, 미소를 보이며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진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야기에 경청하는 사람에게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기 마련이다. 굳이 내가 말을 많이 하지 않더라도, 긍정적인 리액션만으로도 상대방과 충분히 인터렉션 (interaction) 할 수 있는 것이다. 화상 회의 시, 카메라를 피하지 말고, 적극 이용할 것을 권장한다.
얼짱 각도가 아닐지라도, 카메라 각도가 중요하다. 특히, 눈/코와 같은 얼굴 일부만 확대돼서 비치지 않도록 주의하자. 미팅 때, 화면 가득히 얼굴이 줌 돼있는 경우가 있다. 화면 상으로도 쳐다보기 민망했지만, 본인이 당황할까 봐 지적하기 애매한 적이 있었다. 머리 위로 적당한 공간 (head room)을 두고, 얼굴이 화면 중간에 오도록 조정하면 좋다. 참고로, 화면에 보이는 범위가 모바일과 PC가 다를 수 있으니 주의하자.
또한, 목소리가 잘 들리도록 마이크/스피커 볼륨을 점검해놓자.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상대방도 답답하고, 본인도 회의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한 번은 마이크 볼륨이 너무 낮아, 1시간 동안 큰 소리로 외치며 이야기한 적이 있다. 미팅 후, 나도 목이 아프지만, 상대방도 긴 시간 듣기 불편했을 것이다. 목소리가 잘 안들 리거나 잡음이 들리면, 자동으로 인상을 찌푸리게 만든다. 굳이 어젠다를 논의하기 전에, 사람들을 불쾌하게 만들 필요는 없을 것이다.
재택근무를 하다 보면, 화상회의뿐 아니라, 그룹 채팅, 1:1 전화 등, 온라인을 통한 실시간 커뮤니케이션 빈도가 늘어났다. 하지만, 채팅은 그 순간이 지나면 증발해버리는 단점이 있다. 상사와 멤버들과 이슈 해결을 위해, 그룹채팅 창을 통해서 논의가 이뤄졌다고 해보자. 그 시간에 같이 채팅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은 해당 내용을 알지 못한다. 업무가 모두 온라인으로 논의가 이뤄지다 보니, 어떤 이슈에 대해 '우연히' 들을 수 있는 기회는 더 적어진다.
때문에, 채팅이나 메신저를 통해 진행된 논의를 이메일로 요약해, 참석자뿐 아니라, 유관부서 담당자에게 공유하면 좋다. 채팅, 이모티콘을 아무리 잘 사용한다고 해도, 깔끔하게 정리된 한 페이지의 글보다 나을 수는 없다. 정제된 문구로 일목요연하게 작성해야 하는 문서나 메일은, 채팅보다 시간과 노력이 더 많이 든다. 하지만, 이렇게 글로 정리함으로써, 메신저 상에서 논의한 내용을 서로 맞게 이해하는지 확인할 수 있고, 향후 진행 사항에 대해서도 팔로업이 가능하다. 매번 문서를 거창하게 작성할 필요는 없다. 온라인상에서 스쳐 지나가며 조각조각 논의된 내용 모아, 3~5개의 불릿 포인트(bullet point, • 기호)로 정리해서 공유하면 큰 도움이 된다. 결국, 온라인 재택근무 시대에, 글쓰기 능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재택근무의 장점이자 단점은 상사나 팀원들이 무엇을 하는지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중간 매니저들의 경우, 미팅이나 콜을 통해, 업무 상황을 보고 받기는 하지만, 주어진 미팅 시간 동안 피드백을 주고받기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만약, 같은 사무실 공간에 있었더라면, 잠깐 자리에 들려 업데이트 하거나, 상사도 내가 해당 과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을 오가며 볼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온라인 재택근무 환경에서는 서로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가 없다. 상사의 입장에서는 매번 채팅이나 이메일로 진행사항을 물어보기 불편하고, 담당자 입장에서는 재촉받는 기분이라 언짢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본인이 진행하는 업무에 대해, 스스로 더욱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럴 때, 진행하는 프로젝트에 대한 중간보고 빈도를 높이면 크게 도움이 된다. 상사에게 채팅 메시지나 이메일을 끊임없이 보내라는 것이 아니다. 기존 오프라인 상에서 주 1회 중간보고를 했다면, 온라인 상에서는 주 2-3회로 빈도를 높여, 중간 피드백을 받으면 좋다. 특히, 상사가 성격이 급한 스타일이라면 중간보고 횟수를 높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상사와의 온라인 1:1 주간 미팅 시간을 정기적으로 확보해놓는 것도 잊지 말자. 본인이 진행 중인 업무 리스트를 미리 공유하고, 우선순위에 대해 점검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지면 좋다. 비록 눈 앞에 보이지 않더라도, 문제없이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확신시켜주자
아직 언제까지 재택근무를 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Covid -19 이후에도, 재택근무와 언택트 업무환경은 이제 새로운 일상 (new normal)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달라진 업무환경에 맞춰, 요구하는 스킬 셋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를 회상하며 그리워하기보다는, 달라진 변화에 맞게 본인의 스킬 셋과 환경을 개선해보면 좋을 것 같다.
브런치 메인에 걸리는 영광을 누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