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이 오늘이면

by 바다유희

그날이 오늘이면 어머니는

세상에서 재일 기쁜 날

크고 늙은 노란 호박을

자르고 긁어서 큰 시루에 한가득

떡을 하셨지요


하얗고 고운 쌀가루 층층

늙은 호박줄기 층층

붉고 자줏빛 나는 팥 앙금 층층

크고 둥근 항아리시루에 밀가루 반죽을 둘러서

얇고 고운 삼베에 그 가루들이

엉키고 설키어 찰지게 꼭 끌어안도록

장작을 넣었다가 내놓았다가

환하게 배불러오는 마음처럼

용케도 알맞고 적당하게

켜켜이 쌓인 시루떡은

아름다운 날의 성찬


울 집에서 기쁘고 복된 날

장남이 생일 되던 날

아버지가 방앗간에서 쌀지게 지고 오시던 날

언니가 첫 손주를 가지던 날


귀하고 귀한 날에

호박떡이 먹고 싶어요

세상의 근심이 물러가고

장사꾼은 다시 분주해지고

학생들은 조잘조잘 웃으며 학교를 가고

출근길 아침은 분주히 서두르고

아무도 상념없이 웃고 떠드는 날

그날이 꼭 오늘이면

여기저기에서 웃음 한가득 실어오는

당신의 그날 나의 그날이면

그녀의 정원50호oil on canvas2019.jpg 그림/문선미작가:제목/그녀의 정원

사랑하는 님 오신 날처럼

그렇게 평화로운 기쁨을

나누어 보고 싶어요

그날이 오늘이면

오늘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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