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엄마가
땅속에서 바스러질 때
멀쩡하던 육신이 식어서
온갖 벌레들이 엄마를 파고들 때
오늘은 눈알 한쪽
내일은 혀끝 한 조각
가슴속 젖줄기에서
피가 말라 오그라들 때
어쩌면 산속의 두더지가
무참히 관뚜껑을 열고
뼈와 뼈사이 길을 열어
온몸을 휘저어 다닐 때
그 바스러진 몸 사이로
알 수 없는 넝쿨이 흔적도 없이
몸을 칭칭 감을 때에도 그 긴 세월
엄마의 몸을 녹여서
흔적도 없이 사라질 때까지
그 형상을 더듬어서
육신의 한 점까지
도륙을 내는 모든 것
엄마 그거 다 자식들이야
살아서도 죽어서도
엄마가
놓지 못한 자식들
다 주고도 못줘서 안달이던 엄마
엄마의 저 세상까지 쫓아가서
눈알을 파먹고 뼈까지 녹이는 자식들
밤마다 돌아오지 않는
메마른 엄마의 젖무덤을 헤매고
꿈속에서도 떠나간 엄마를 쫓는 내 울음
그래서 엄마의 관속까지 파고 들어가
안고 싶었던
죽어도 엄마를 놓지 않는
엄마
그거 나야
어쩌면 가장 질기고 징그러운 것은
실낙원으로 가는 엄마를
발목 잡고
영원히 안식으로 가는 것을 놓지 못하는
엄마
그거 나야
그러니
미련은 두지 말고
끝났다 그래
꿈속에서도
이제 엄마 안 하련다 그래
나도 엄마가 아니고 여지였다
그래
나도 엄마 아니고
사람이었다 그래
나 이제
엄마 아니다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