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내가 되어 살 수 있더라도
너는 모를 거야
이 계절의 나를
꽃잎의 모양도 자세히 보면
다 다르게 생겼듯이
닮았지만, 너는 내가 아니야
같은 말도, 같은 노래도, 같은 물감도
그저 조금 닮기만 한, 가짜야
매일 다르게 아파왔던 나를
너는 모르잖아
나 역시
너의 사랑도, 이별도
알 수 없는 거야
인생은 오직
나를 살아내는 것뿐이니까
너도 너만을 살아갈 수 있으니까
작가노트 | 인생을 카피할 수 없듯이
이 시는 "저작권"이라는 개념을 단지 창작물의 소유권이 아닌, 삶 그 자체의 고유성과 유일성에 대한 이야기로 확장한 작업입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글을 베껴 쓸 수는 있어도, 그 글을 쓰게 만든 경험과 감정, 즉 ‘삶의 맥락’은 결코 복제할 수 없습니다.
저는 종종 타인의 고통을 너무 쉽게 ‘이해했다’고 말하거나, 반대로 내 아픔이 이해받지 못하는 상황들을 겪습니다. 그럴 때마다 생각하게 됩니다.
“네가 내가 되어 살아도, 이 계절의 나를 너는 모를 거야.”
사람의 인생은 언뜻 비슷해 보여도, 꽃잎의 무늬처럼, 말 한 마디의 억양처럼, 조금씩 다르고, 그래서 소중합니다. 이 시는 그러한 삶의 ‘저작권’을 선언하는 마음으로 쓴 글입니다. 우리는 서로를 완전히 이해할 수 없기에 각자의 고통과 사랑, 이별과 시간을 존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존중의 출발은,
"내 인생은 오직 나만이 살아낼 수 있다"는 자각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믿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