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다정함이라는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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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함이라는 사랑


얼굴을 본 적이 있어요

아마 그때 본 얼굴일 거예요


장갑 한 짝을 떨어뜨렸을 때,

내 옆을 지나가는

여인의 말 한마디에도


엘리베이터에 문이 닫힐 때

황급히 움직이던 손가락에도


듬성듬성 자리가 남은

버스정류장 벤치에서

한 사람의 자리를 만들며 움직이는 엉덩이에도


그 얼굴을 본 적이 있어요


당신이 내게 준 순간을

차곡차곡 저금해 뒀다가


하루가 실망으로 가득 차서

눈가가 뜨거워질 때


나는 그 얼굴을 떠올릴 거예요


그리고,

조금은 덜 외로울 거예요




작가 노트 | 다정함이라는 사랑


이 글은 어느 겨울날, 버스 정류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한 장면에서 시작됐습니다.

짐으로 가득한 벤치 끝에 조용히 앉아 있던 중년 여성이, 저를 위해 조금씩 몸을 옆으로 밀며 자리를 만들어주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행동은 단순한 호의나 습관처럼 보였지만, 그 순간 저는 그 안에서 얼굴 없는 사랑의 표정을 보았습니다.


말로 하지 않아도 전해지는 배려,

몸짓에 묻어나는 온기,

우리가 서로에게 할 수 있는 가장 조용한 방식의 사랑 —

그것을 저는 ‘다정함’이라고 부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종종 특별한 순간에만 사랑을 떠올리지만,

사실 가장 진한 사랑은 아무도 보지 않는 일상의 조각들 속에 숨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시는 그런 조각들을 마음속에 하나하나 저금해두려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삶이 너무 고단할 때,

그 얼굴들을 떠올리며 조금은 덜 외롭기를 바라는 저만의 주문이기도 합니다.




이 글은 ‘오후 여섯시의 고양이’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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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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