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에 베일 것 같은 선명함에
모든 것이 눈부시게 선명해져
이 선명함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어
초라함도
부끄러움도
미움도
서러움도
빛의 한가운데에서
빛을 조각하며
그렇게
타들어 가고 있어
이렇게 훤하고 밝은데
너는 점점 어슴푸레해져
그렇구나
나는 너를 잊어가는 중이구나
아닌가,
눈이 멀어버리는 중인가…
여름이구나
작가 노트 | 해와 단 500미터 남은 거리
2025년 여름에 쓴 시입니다.
매년 여름은 앞으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거라고, 기상학자들은 말하고 있지요.
더위 속에서 타들어 가는 마음을 떠올리며 썼습니다.
그림자가 선명한, 여름의 태양 앞에서는 어쩜 아무것도 숨길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부러 태양을 마주하고 서서 솔직해져 봅니다.
아픔을 인정하는 것도 나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이니까요.
이 글은 ‘오후 여섯시의 고양이’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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