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해와 단 500미터 남은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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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단 500미터 남은 거리


빛에 베일 것 같은 선명함에

모든 것이 눈부시게 선명해져

이 선명함 앞에서는 아무것도 숨길 수 없어

초라함도

부끄러움도

미움도

서러움도


빛의 한가운데에서

빛을 조각하며

그렇게

타들어 가고 있어


이렇게 훤하고 밝은데

너는 점점 어슴푸레해져


그렇구나

나는 너를 잊어가는 중이구나


아닌가,

눈이 멀어버리는 중인가…

여름이구나



작가 노트 | 해와 단 500미터 남은 거리

2025년 여름에 쓴 시입니다.

매년 여름은 앞으로 가장 시원한 여름이 될 거라고, 기상학자들은 말하고 있지요.

더위 속에서 타들어 가는 마음을 떠올리며 썼습니다.

그림자가 선명한, 여름의 태양 앞에서는 어쩜 아무것도 숨길 수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부러 태양을 마주하고 서서 솔직해져 봅니다.

아픔을 인정하는 것도 나에게 솔직해지는 과정이니까요.




이 글은 ‘오후 여섯시의 고양이’ 시리즈 중 한 편입니다.

더 많은 시와 그림은 인스타그램 @6oclockat에서 만나보세요.


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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