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모소대나무 Apr 28. 2024

두 번째, 퇴사하는 중입니다

당신도 '안전하게' 퇴사할 수 있다?

“대체 왜?”


사직서를 내민 이유는 간단했다. 단지 새로운 삶을 살고 싶었다. 나의 답변은 단순 변명으로만 들리나보다.

현대자동차라는 모기업을 둔 덕에 수주걱정 없이 탄탄한 재정을 자랑했던 현대위아. 그만큼 봉급봉투도 두둑했다. 모비스, 두산, 효성, 엘지전자 등 내로라하는 대기업이 즐비했던 창원 산업단지 내에서도 단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대표기업이었다.


그런데 여길 그만둔다니 ‘조대리 진짜 미친 거 아니야?’라는 귓전을 때려왔다.

‘네, 저도 미쳤다는 걸 알고 있어요. 하지만, 여기서 제 인생 갉아먹는 것 또한 미친 짓인 것 같아서요...’

당시 날린 회심의 한방이 제법 멋있었다는 착각을 한 채 그렇게 회사 정문을 빠져나왔다. 햇살이 포근했다. 청운의 꿈을 안고 회사 정문을 들어간 지 7번째 맞이하던 봄햇살이었다.     


대책은 없었다. 그러니 다들 미쳤다고 했지. 단지 공무원이 되고자 했다. 업무강도가 약하다는 직렬의 공무원이 되어 스트레스 조금 덜 받으며, 쓰고 싶은 글이나 쓰며 살아가고자하는 욕망이었다.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공무원 가산점도 전혀 없었다. 국어, 행정법 등 생소한 과목은 생각보다 더 많이 까탈스러웠다. 당시 공무원 경쟁률 100:1. 


간혹 멘탈이 무너지는 날이면 혼자서 라면에 소주를 따르며 뼈에 사무치게 전 직장을 그리워했다. 연봉 7,000만원을 포기하고 연봉 2,200만원을 받기 위해 이 고생을 하다니 정말 내가 미친놈이 맞았던 건 아닐까. 전 회사 사람들에게 난 얼마나 실없는 놈들로 기억이 될까.     


2년이 걸렸다. 힘들게 패용한 지방공무원증은 그렇게 영롱하지 않았다. 지갑 사정은 늘 곤궁했다. 월세를 내고 나면 여친과의 데이트비용부터 계산해서 미리 빼두어야 했다. 무사안일만이 선이요, 이데아인 사람들과 종일 북덕대는 삶은 무기력하기 그지없었다. 그 와중에 서로 예를 차렸니 안 차렸니 하루에도 수차례 일어나는 다툼들.. 없이 사는 사람끼리 서로 대우받기 위한 싸움이 더 치열한 법이었다.    

 

‘조대리, 해보긴 해봤어?’

업무 보고 중 맞다닥뜨린 난맥상을 상사에게 설명하다 보면 선배들이 늘 입버릇처럼 하곤 했던 왕회장님(정주영)의 어록이다. 하늘아래 ‘大위아인’이 해내지 못할 건 없다는 도전정신과 자부심이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순간이 많았다. 적어도 위아에 있을 때 내가 경험한 다툼은 가난한 사람이 더 가난한 사람으로부터 대우받기 위한 다툼이 아니었다. 자유 경쟁 체제 안에서 이국의 글로벌 기업을 무찔러내어 결국 고지에 회사 깃발을 꽂아내기 위한 싸움이었다.     


후회와 우울로 점철된 공직생활이었다. 국가와 시민에게 봉사한다는 알량한 선민의식으로 나의 이 가난한 생활을 잊어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이 월급으로는 도저히 한 가정을 부양할 수 없다는 생각이 머리를 잠식해 가던 찰나, 온라인 부업을 접하게 되었다.     


‘그러니까 블로그로 내 용돈 정도는 벌 수 있다는 거지?’     

재밌었다. 본디 글 쓰는 걸 좋아했던 몸이고, 대기업을 퇴사할 때도 궁극적인 목표는 내 이름으로 된 책을 내어보고 싶다는 이유가 있었다.


그런데 글만 써도 하루 1만원 내외로 돈이 들어오다니 부업생활은 참 즐거웠다. 온라인 마케팅 활동을 하며 그 안에서 사람을 만나고 계속해서 공부를 해나가는데... 어.어.어??     


황당하기 그지없다. 시작한 지 2년만에 블로그 수익으로만 월 1천만원을 달성해버리게 되었다. 심지어는 그 수익을 1년 넘게 유지해오고 있고, 조금씩 우상향하고 있는 중이다.


공무원 생활을 통해 얻는 월 240만원의 의미가 서서히 퇴색하고 있었다. 하루 2~3시간의 부업활동에 월 1천만원이라... 시급이 10만원 이상이다. 더 이상 ‘안정’적인 삶을 위해 이 직을 유지할 필요없다는 생각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날자. 다시 한번.

던지자. 다시 한 번 사표를..     


일반 직장인이 회사를 퇴사한 후 느꼈던 불편한 시선과 불안감, 불쑥 맞닥뜨리곤 했던 절망감을 담고 싶었다. 그리고 두 번째 퇴사를 기획하면서 첫 번째 퇴사때 저지른 실수를 다시 저지르지 않기 위해 반드시 구축해두어야할 경제적, 사회적 안전판에 무엇이 있는지 알아보고 차근차근 준비해보고 싶었다. 부디 두 번째 퇴사는 성공적이었다고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해보고자 한다.      


이 책을 한 챕터씩 써내려가면서 나의 성공적인 퇴사를 준비해보고자 한다. 만일 퇴직을 구상하고 있다면, 혹은 이직이나 다른 일거리로 영역을 확장하려고 한다면, 본 책의 내용이 일종의 지침을 제공할 수 있는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온라인 부업활동에 대해 궁금한 분들에게 기본적인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구성해보고자 한다.     


초격차 시대에 평생 직장이라는 달콤한 말에 속는 일 없길 바란다. 안정에 취해 삶을 썩히는 우를 범하는 꼴을 많이 보아왔다.     


그럼 함께 성공적인 퇴사를 위한 여행의 첫발을 떼어보지 않겠는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