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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결국 Feb 28. 2021

본의 아니게 프로이직러가 되었습니다.

내 꿈은 근속입니다.

Prologue



2018년 1년 동안 이직한 횟수, 총 3회.

몸 아니 발끝 하나라도 담았던 회사 총 4곳.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던 2011년.

과로사가 꿈이었을만큼 일을 하는 순간 제일 행복하다는 것을 느끼던 내가

그 후 10년간 사회생활을 하며 인생의 롤러코스터를 탔던 이야기이다.


그리고 한참이나 피하기만 했던 드라마 미생을 다시 보며 꺼내놓아야겠다 결심한

내 가슴 속 깊은 역린이자 일을 사랑하면서 또 정말 잘하고 싶었던

20대 후반 여자장그래 한 명의 이야기이며 

이제는 정말 앞으로 나아가고 싶어 

곪고 또 곪아버린 내 상처를 직접 도려내는 마음과 같은 서사(敍事)이기도 하다.


본의 아니게 엄청나게 비장한 의지가 담긴 것처럼 시작했지만

단지 나에게만 칼 같은 펜을 뽑아 들고 쓰는 혈서 같은 글이길 바란다.

 

나의 이 초라한 글은 누군가에겐 세상을 살아가는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다른 누군가에겐 비슷한 시기를 지나온 동료의 작은 위로이길 바란다.

그리고 누군가에겐 본인이 굳이 그 유명한 라떼를 언급하지 않아도 

꼰대일 수 있다고 알게 되는 계기가 되길(갱생은 바라지도 않음) 바라고 또 바라는 바이다.


이 글의 마무리는 

늘 내 가슴을 뛰게 하는 담담한 나래이션.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 글을 써야겠다 결심하게 된 원동력인

'미생'에서의 임시완(장그래役)독백으로 하고 싶었다. 


다함께 취할 수 있길. 




취하라!

항상 취해 있어야 한다.모든 게 거기에 있다.

그것이 유일한 문제다.

당신의 어깨를 무너지게 하여

당신을 땅 쪽으로 고꾸라 지게 하는

가증스런 시간의 무게를 느끼지 않기 위해서

당신은 쉴 새 없이 취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무엇에 취한다?

술이든, 시든, 덕이든 그 어느 것이든 당신 마음대로다

그러나 어쨌든 취해라

그리고 때때로 궁궐의 계단 위에서

도랑가의 초록색 풀 위에서

혹은 당신 방의 우물 안 고독 가운데서 당신이 깨어나게 되고

취기가 감소되거나 사라져버리거든

물어보아라.


바람이든 물결이든 별이든 새든 시계든

지나가는 모든 것

슬퍼하는 모든 것

달려가는 모든 것

노래하는 모든 것

말하는 모든 것에게 지금 몇 시인가를


그러면 바람도 물결도 별도 새도 시계도

당신에게 대답할 것이다.


이제 취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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