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베이비

2024. 08. 10 율이 생후 68일의 기록

by 곰곰


‘손주’ , ‘효도’


이 단어들은 상투적인 조합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손주 보는 기쁨을 직접 눈으로’ 보고 나서는 인정하게 된다. 오늘은 어머님, 아버님이 율이를 처음으로 만난 날이다. 오시자마자 율이 선물을 내미셨는데 한눈에 봐도 포장이 금반지였다. '손주를 만난다는 그 기쁨으로 준비하셨겠지’ 반지라는 사물의 특성일까. 준비해 주신 마음이 바로 느껴졌다. 율이를 만나고 나와 남편은 물론이거니와 온 가족이 더 많이 웃고 더 많은 행복을 느낀다는 것이 참 감사하다.


어느새 율이는 내일모레면 70일 아가가 되고 다음 달이면 100일이다. 지금 140cc를 잘 먹고 있고 다음 주면 150cc로 늘릴 예정이다. 현재 사용하는 젖병사이즈는 160cc이라서 이제 분유를 타고 보면 거의 가득 찬다. 이제 젖병사이즈도 높여줄 때가 왔다.


부쩍부쩍 커가는 율이를 보고 있으면 정말 신기하다. 율이 덕에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소중한 경험들을 하는 게 감사하다. 특히 엄마 아빠가 율이를 보고 있고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볼 때 ‘이것은 현실인데 어떻게 여기까지 왔지’라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그렇다고 꿈같거나 비현실적인 기분은 아니다. 율이가 우리 집에 있고 함께 생활하는 게 원래 그랬다는 듯이 자연스럽고 스며들어있는데 한편으론 또, ‘어떻게 이런 아가가 집에 있지!’하며 신기한 기분이 든다.


또 하나는, 율이가 나를 많이 닮았다. 엄마도 아빠도 내 어릴 적 모습이랑 닮았다고 하시는데 그런 율이를 보면 엄마, 아빠는 대체 어떤 기분일지 궁금하다. 손주니까 예쁘다 이런 것보다는 나를 키울 때 그때 감정이 잠시나마 든다던지, 감상에 젖어본다던지... 그런 경험들이 있는지가 궁금하다.

친정 엄마 아빠에게 충분히 넘치게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알기에 율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건 없지만 엄마 아빠가 율이를 예뻐하는 모습을 보면 우리들도 다 이렇게 컸겠구나 싶다.

언젠가부터 침대에 누워있던 율이를 세워서 안으면 목에 힘이 들어가면서 사물을 응시하려고 하는데 그때 표정이 웃기다! 누워있어서 퍼져 보이던 볼 살도 다르게 모양이 잡힌다. 내가 보기엔 특별함이 없는 사물에 집중하며 빤히 볼 때 ‘우리 율이 진짜 아가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때 얼굴이 참 예쁘다.


나이가 들어서, 하고 싶은 것을 다하고 율이를 만나서인지, 독박육아가 아니라서 그런지, 나를 더 닮아서 그런지 ‘율이가 우는 모습마저도’ 귀엽다.



20240810.jpg 율이 생애 첫 금반지는 수원 어머님, 아버님이 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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