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마마마, 간식 더 주세요!

2025.02.26 율이 생후 268일의 기록

by 곰곰

율이가 어제 처음으로 현미를 섞어 먹었다. 혹시나 소화가 안 될까 봐 오늘 아침 응가 상태가 어떤 지 궁금했는데 첫 번째 응가는 약간 토끼똥 상태였다.


"율아, 있다 간식으로 사과 먹자"


어제 친정 엄마가 유기농 식품 매장에서 세척 사과를 사 오셨다. 아주 비싸게 샀다며 "아기만 먹여라" 하고 신신당부하셨다. 율이는 사과를 반쪽이나 야무지게 먹었다. 이걸로 간식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점심을 먹기 위해 율이에게 칫솔을 쥐여 줬다. 양치도 할 겸 치약도 살짝 짜서 말이다. 율이는 평소 칫솔 탐색을 아주 즐긴다. 칫솔을 돌려받는 게 쉽지 않아서 이유식 숟가락으로 겨우 교환하곤 했다. 그런데 오늘은 달랐다. 양치를 재빠르게 시켜준 뒤, 율이가 칫솔을 가지고 놀 줄 알았는데 흥미가 없다는 듯이 내던졌다. 그리고는 “맘마마마마” 하는 것이었다. 간식이 부족했나 싶어서 딸기칩을 꺼내 식판 위에 올려두었다. 딸기칩은 순식간에 입으로 쏙 들어가 버렸다.


"어어, 율아, 아 해봐, 꺼내야 할 것 같은데..."


잠시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입에서 녹겠지?" 하며 율이 입을 바라보는데 입안 가운데 있던 딸기칩이 볼 쪽으로 옮겨졌고 이내 입 밖으로 쏙 나왔다. 조각난 딸기칩을 다시 주고 나는 내 점심을 먹으려는데, 또다시 “맘마마마!”


"율아 간식이 더 먹고 싶구나!"


이번엔 단호박 떡뻥을 꺼내 식판 뒤에 올려두었다. 떡뻥을 관찰하듯 바라보더니 한 입 베어 물었다. 내가 쳐다보자, 씩 웃어줬다. 우리 율이가 표현하는 게 하나둘 늘어나고 있다. “맘마마마”는 분명, 간식을 달라는 말이었다. 하루하루 자라나는 율이. 신기한 마음, 그 이상이다. 이 기분을 뭐라고 표현해야 할까.

20250226.jpg 율이가 표현이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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