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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다서영 Aug 14. 2024

안 예쁜 사람이 어디 있어?

짧은 이야기(소설)

따스한 햇살과 가볍게 부는 바람, 대지를 적시는 촉촉한 빗방울 속에서 키가 큰 친구 하나와 아담한 친구 하나가 담소를 나누고 있다.


키가 큰 친구가 먼저 말을 꺼낸다.

"여우가 시집가나 봐."

"그러게. 구름 한 점 안 보이는데, 어디서 내리는 비일까?"

"글쎄, 날이 더우니까 하늘이 주는 선물이 아닐까?"

갑자기 쏟아진 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친구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아담한 친구가 "역시 네가 부러워"라며 웅얼거렸다. 작은 목소리임에도 키가 친구는 찰떡같이 알아듣고 물었다.

"내가 부럽다고? 뭐가?"

아담한 친구는 옅은 한숨을 내뱉었다.

"다 부러워. 우선 키가 큰 것이 가장 부럽지."

키가 큰 친구가 마침 불어오는 바람에 맞춰서 고개를 갸웃하며 말했다.

"나는 네가 더 부러운데. 너는 작고 귀엽잖아. 네가 귀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아담한 친구가 피식 웃었다.

"나를 보는 사람들이 있기나 하고? 사람들은 다 너만 쳐다는 걸. 내가 있는지도 모르다고."

"그야, 내가 크니까. 나는 큰 거 외에는 볼품이 없잖아. 너처럼 작고 야리야리한 몸매도 아니고."

"무슨 소리야. 나는 그냥 존재감이 없어."

"하지만, 사람들은 나보다 너를 더 품에 안고 다니잖아."

"너는 너 하나만으로도 사람들이 좋아하지만, 나는 혼자 있으면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서로가 부럽다며 투닥거리는 두 친구 앞에 갑자기 거대한 그림자가 드리운다.


"와. 해바라기 봐. 너무 예쁘다."

"그러게. 예쁘네."


작은 화단 앞에 나란히 선 두 친구가 하늘 높이 고개를 쳐들고 있는 해바라기를 바라보며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나는 해바라기가 그렇게 좋더라. 꽃 선물도 해바라기만 받고 싶은데, 해바라기는 선물로 잘 안주더라고."

"그래? 나는 해바라기 보다, 아, 저기 저 작은 꽃이 더 좋더라."

"어디? 아, 계란꽃"

"응. 예쁘지 않아?"

"하지만, 너무 작잖아. 눈에 띄지도 않고. 나는 무조건 눈에 띄고 화려한 꽃이 좋아. 하지만, 취향은 다 다르니까. 계란꽃도 물론 예쁘지."

꽃을 향해 카메라를 들이밀던 또 다른 친구가 말했다.


"맞아. 이 세상에 안 예쁜 꽃이 어딨어. 꽃은 다 예쁘지."


친구의 말과 동시에 눈부시게 밝게 빛나는 태양이 마침 눈앞을 지나가던 구름을 향해 말한다.

"이 세상에 안 예쁜 사람이 어딨어. 사람은 다 예쁘지. 안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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