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험임산부의 일기] 내가 버티지 않으면

"나는 인간 인큐베이터"

by 난생

입원한지 아직 일주일도 안됐는데
혼자라서 너무 외롭다.
그러나 내가 버티지 않으면
내가 버티지 못한 기간만큼
아기가 인큐베이터에 들어가 나 대신 혼자 있다.

팔에 며칠째 주사바늘을 꽂아두니
팔이 너무 붓고 아프다. 특히 손목은 최악.
바늘을 옮기고 싶어도
혈관이 얇아서 바늘 꽂을 데가 없어 난감하다.
그러나 내가 버티지 않으면
나보다 더 연약한 아기 혈관에 바늘을 꽂아야 한다.
나도 이렇게 아픈데 나보다 더 약한 아기가.

항생제를 계속 맞으니
속이 너무 쓰리고 설사 때문에 기운이 없다.
그러나 내가 버티지 않으면
아기가 항생제의 공격을 견뎌야 한다.
나 대신 속쓰리고 나대신 설사를 해야한다.

내가 지금 버티는만큼
아기가 겪어야 할 고통이 하루라도 줄어든다.
나는 인간 인큐베이터다.

힘든 병실생활 극복하려고 노력하는데
에너지 쓸 필요 없다.
극복 안되는건 적응하면 된다.

이렇게 한달,
가능하다면 두달도 참으면
아기는 "응애응애"만 하면 될 것이다.

이런 외로움과 통증은
모두 내 몫으로 남기고
그저 오늘도 버틸 수 있게 허락해준 날에
감사하고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