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화. 남은 삶은 내 멋대로 살거다.
끊임없이 당신을 다른 무언가로 만들려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은 가장 위대한 성취이다.""To be yourself in a world that is constantly trying to make you something else is the greatest accomplishment."
랄프 왈도 에머슨 (Ralph Waldo Emerson)
항암치료 중 내가 저지른 가장 어리석은 실수는 타인의 기대에 맞춰 자격증 공부를 시작한 것이었다. 나는 그 자격증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줄 것이라 믿었다. 그러나 그것은 내가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아니었다. '쉼'을 온전히 받아들이지 못하고 불안에 휩싸여 남들이 가는 길을 따르면 더 안전하게 될 것이라는 헛된 믿음에서 시작한 가장 미련한 짓이었다. 사르트르가 말한 '나쁜 신앙(bad faith)'이라는 개념을 몸소 체험한 셈이다.
사르트르는 "인간은 자유롭도록 선고받았다" 했지만, 우리는 그 자유가 주는 무한한 가능성을 두려워한다. 그 무게 앞에서 길을 잃고, 타인의 의견에 나를 맞추며 안도한다. 나 역시 그랬다. 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이 나를 지켜줄 것이라 믿었다. 그 믿음은 나를 감옥으로 밀어 넣었다.
나는 언제나 선택할 자유가 있었다. 자유의 무게는 복잡했고 무거웠다. 그런 이유로 나는 매번 선택의 순간마다 남들이 좋다고 하는 길을 그냥 따랐다. 내가 스스로 선택했다 믿었지만, 그 길을 따라 걸으면서 나는 내면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를 더 이상 듣지 못하게 된 것이다. 더 이상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찾지 않았다.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지금까지의 모든 선탠은 온전한 내 선택이 아니었다. 남의 선택된 내 삶은 그 기대에 맞추려 노력했고, 나의 자아는 희미해졌다. 나는 가정의 회사의 퍼즐 조각의 일부가 되어 억지로 끼어 맞추려 나를 갉아냈다.
에머슨의 말했다. " 끊임없이 당신을 다른 무언가로 만들려는 세상 속에서 진정한 자신이 되는 것은 가장 위대한 성취이다" 이 말을 온전히 이해하기까지는 꽤 시간이 걸렸다. 타인의 시선에 갇혀 가장 무기력했을 때, 드디어 나는 랄프 왈도 애머슨의 말을 이해하게 되었다.
왜 나는 그동안 자유를 포기했을까? 그 답은 너무나 명확했다. 나는 타인의 시선이 두려웠다. 그 기대에 벗어났을 때 찾아올 외로움과 불안에 맞설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들이 요구하는 대로 살아가며, 그 기대 속에서 나 자신을 지키려 했다. 하지만 그 기대는 나를 지켜주지 않았고 더 위축시켰다.
이제 나는 자유롭다. 진정한 내가 될 선택을 해나가고 있다. 애머슨의 말처럼 주위에서는 끊임없이 다른 사람처럼 되라고 요구하지만 나는 그 요구에 맞춰 사는 것이 아니라 그냥 나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