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변화를 마주하며 나를 만나다
"변화는 모든 존재의 본질이다."
"Change is the only constant."
헤라클리토스 (Heraclitus of Ephesus)
모든 것은 고정되어 있고,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한결같을 것이라 믿었다. 내 삶은 언제나처럼 안정되게 이어질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그 믿음은 암 진단을 받은 그날 부터 산산이 부서졌다. 거대한 바람이 계속 나를 흔들었고, 나는 그 변화 앞에서 무력하게 흔들거리며 하루 하루를 버텨내야만 했다.
시간이 지나 알게 된 것은 그것은 변화를 알리는 신호였다. 나를 흔들어대던 바람은 삶을 더 깊어지게 이끌어주는 바람이었다. 변화는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파괴적인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필연적인 것이었고, 삶의 일부였던 거다. 그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나는 눈을 감은채 계속 바람 소리에 두려워 하며 길을 걸어야 했던 것이다.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나는 어쩌면 계속 변화를 거부하며 싸우려했는지 모른다. 그것은 거부가 아닌 나 자신을 부정하는 것과 같았다. 책을 통해 나는 위안을 찾았고, 내 안의 나를 찾을 수 있는 여정을 떠날 수 있었다. 나는 글쓰는 것을 싫어하는 공대생이 아니라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고영주였다.
삶의 변화는 때로는 우리를 무겁게 짓누르기도 하지만 그것은 분명 성장의 과정이다. 지금 겪는 변화 속에 무엇을 배우고 어떻게 성장할지는 내가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달려 있다. 거친 변화 속에서 나는 삶의 방향을 처음으로 찾게 되었다. 더 이상 외부 자극에 휘둘리지 않는다. 내 안에 답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에.
삶의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앞으로도 수 많은 변화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 변화가 두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