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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사원 Dec 17. 2023

운동에서 흘리는 땀방울


최근 약 1년 동안 10kg를 감량하며 운동에서 흘리는 땀방울이 얼마나 가치 있고 뿌듯한 것인지 절실히 느꼈다. 결혼 후 다시 슬금슬금 차오르는 살들을 눈감아 부정해버리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다시 꾸준한 식단과 운동을 병행해 보자 다짐하는 오늘이다.





살 빼기에 가장 도움을 준 것은 단연 식단과 헬스였다. 재미없다는 이유로 헬스장에 가길 기피해 왔던 나는 헬스장 회원권을 끊어놓고 거의 가지 않는 만능 기부꾼이었다. 그러던 내가 헬스를 재미있게 할 수 있게 된 건 '결혼'이라는 뚜렷한 목표 덕분이었다.


2022년 11월, 인생 최고 몸무게를 갱신하고 태어나 처음으로 건강의 위협을 느꼈다. 비만이니 뭐니 하는 것들을 다 떠나고서라도 숨 쉬는 것이나 움직이는 것이 힘들었고 복부를 조이는 뱃살들이 버거웠다. 라지 사이즈의 바지들도 하나같이 쪼여오기 시작하니 '와 진짜 갈 데까지 갔구나' 싶어서 무섭기도 했다. 그때부터 정신 차리고 홈트와 야식 끊기에 돌입했다. 그것만으로도 4~5kg 정도 감량이 되었으니 그간 얼마나 엉망인 채로 살아왔던 건지!


그러다가 (갑자기) 결혼 준비에 돌입하게 되었고, 어느 순간 몸무게에 정체기가 올 무렵 PT 수업을 받게 되었다. 스쿼트 자세부터 엉망이었던 내가 PT 수업을 통해 때로는 혹독하게, 때로는 친절하게 코칭을 받으니 운동이 나름 재미있게 느껴졌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컸던 것 같다. 또 아무도 강요하지 않았지만 매일 아침 PT 선생님께 몸무게와 눈바디 사진을 보내면서 '관리하는 사람'의 기분을 느껴보기도 했다. 열심히 해놓고 변화 없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다는 생각에 식단도 나름 잘 지켰던 것 같다.


누군가 살 빼는 것은 식단이 전부라고 했던가. 그 말에 절실히 공감한다. 운동은 몸매를 더욱 탄탄하고 예쁘게 다듬어주는 역할이지, 몸을 가볍게 만들어 주었던 것은 건강한 식단이 전부였다. 그리고 뭐든 많이 먹으면 찌고 많이 먹지 않으면 찌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몸은 생각보다 정직하다. 먹은 만큼 찌게 된다!


중간중간 청첩장 모임, 회식 등 위기 상황은 많았지만 이 악물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덕에 목표로 했던 몸무게로 식장에 골인하게 되었다. 그리고 결혼식이 끝난 지금도 일주일에 3회 이상 운동을 가고 있지만.. 맛있는 것을 너무 많이 먹어서일까 몸무게는 정직하게도 늘어버렸다. 다시 내가 원하는 몸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식단에 조금 더 신경 써보기로 다짐한다.






헬스 이전에 운동에 재미를 느끼게 해 주었던 것은 요가와 필라테스였다.


먼저 요가는 심신의 안정을 찾기 위한 운동이었다. 2020년과 2021년은 일에 대한 고민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회사 일이 너무나 힘에 부쳤고 나 자신을 돌보기도 어려울 정도로 많이 지쳐있는 상태였다. 하루 24시간을 일에 치여있었고, 일과 나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조차 몰랐던 것 같다.


나는 회사 근처의 요가원을 찾아 다니기 시작했다. 퇴근하고 스위치를 강제로 오프(OFF)할 수 있는 시간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요가를 하는 그 한두 시간 동안은 핸드폰을 저 멀리에 두고 오로지 명상과 수련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몸은 피로했지만 정신은 너무나 개운했다. 일터에서 떨어진 자존감을 요가원에서 조금씩 채워간 것 같기도 하다. 그렇게 요가의 '맛'을 알게 된 이후로 3년 정도 요가원에 다니면서 수련을 했다. 요가를 하는 중엔 오로지 나 자신의 숨소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


그다음은 필라테스. 앞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헬스장 싫어 인간이었기 때문에 헬스가 아니고서도 땀을 낼 수 있는 운동을 찾다가 필라테스를 접하게 되었다. 처음엔 어마무시한 1:1 수업료에 놀랐다가, 집 근처 필라테스 학원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4:1 수업을 하는 것을 보고 덜컥 3개월을 결제해 다니게 되었다. 처음 접한 필라테스는 코어 힘을 기르고 바른 자세를 갖추는데 도움이 많이 되었고, 필라테스를 하면서 키도 1cm 더 크게 되었다. 아마 자세가 발라 지면서 커진 것이 아닐까!


필라테스 학원은 1년을 꾸준하게 다니고 그만두었다. 좋아하는 선생님이 다른 지역의 학원으로 옮기시면서 자연스레 마음이 멀어지게 되었던 것 같다. 필라테스는 살을 빠지게 해주는 운동은 결코 아니었다. 물론 식단과 유산소를 병행한다면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한두시간을 집중해서 수업을 듣고 나면 노력한 만큼 땀이 나는 운동이었기에 운동에서 얻는 땀방울의 가치를 알게 해 준 운동이라 말할 수 있겠다. 무엇이든 꾸준하게 한다면 어디에든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운동에서 흘리는 땀방울의 가치를 알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려면 무엇보다 신체의 건강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으니까!

p.s. 몰라서 못하는 것은 죄가 아니지만 알면서도 하지 않는 것은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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