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을 위한 단 하나의 방법
'취업은 자신감으로 하는 거야.'
라고 무책임하게 말해 왔었다. 자신감에는 근거가 필요한데 '취업의 기준'을 정확히 모르는 취준생들에게 그것은 공허한 말이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고 외치면 되지 않을까. 아니, 그것 역시 한계가 있다. 자신감을 가지기에는 단기간에 너무 많은 탈락을 맛보고 나를 부정당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자신감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이유는, 자신감이 없으면 취업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회사 역시 궁금하다.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일을 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지', '괜찮은 사람인지', '오래 다닐 것인지'
회사에서 팀장님이 묻는다.
"일 잘할 수 있나요?"
A에게 물었더니 "네, 잘할 수 있습니다!" 라고 답한다.
B에게 물었더니 "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라고 답한다.
팀장은 누굴 더 좋아할까?
면접에서 면접관이 묻는다.
"일 잘할 수 있나요?"
A에게 물었더니 "네, 잘할 수 있습니다!" 라고 답한다.
B에게 물어더니 "음...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라고 답한다.
면접관은 누굴 뽑아야 할까?
나는 A와 B 중에 누가 더 실제로 일을 잘하는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B가 선택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자신감이 역량보다 중요한 이유이다.
물론 근거없는 자신감은 '근자감'이라고 불린다. 근자감은 반대로 취업에서 필패다. 그래서 오늘은 나 스스로에게 100% 확신을 얻는 법에 대해 조언해 보려고 한다.
회사에서 궁금해 하는 3가지. ①일을 정말 잘할 수 있는가 ②함께 일하기 괜찮은 사람인가 ③오래 다닐 수 있는가 에 대하여 망설임없이 "네!"라고 대답할 수 있는 확신. 그 확신이 당신을 이끌어주기를 바라면서 하나씩 정리해 보겠다.
회사의 첫 번째 궁금증이다. 당신, "일 잘할 수 있는가?"
그 물음에 일단 스스로 "네."라고 대답하자. 그럼 다음에 나올 질문은 이것이다.
"이 일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나요?"
그럼 당신은 이렇게 대답하기 시작하면 된다.
① "제가 공부한 바에 따르면 ㅇㅇ사업은, "
그리고 나서 그동안 공부한 그 회사의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얘기할 수 있으면 된다. 어떤 상품/서비스인지, 특징은 무엇인지, 어느 채널에서 주로 팔리는지, 고객은 누구인지 등이다. 스펙? 경험? 그런 문제는 전혀 없고, 지금부터 공부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것들이다. 공부한 만큼 차별화가 생긴다. 즉, 지금부터 공부해도 충분히 차별화에 확신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② "ㅇㅇ사업에서 ㅇㅇ직무는 ㅇㅇ업무를 합니다."
그 다음은 해당 사업의 직무가 어떤 업무를 하는지 얘기할 수 있으면 된다. 이 역시 지금부터 공부하면 알 수 있는 것들이다. 사업을 먼저 알아야 하는 이유는 아래와 같이 모든 직무가 상품/서비스에 종속되어 있기 때문이다. 상품과 서비스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직무가 하는 일은 달라진다.
가령 음료수 상품에 종속된 상품기획은 음료수 시장의 고객니즈파악이나 트렌드, 시즌별로 많이 팔리는 유형 등을 알아야 하지만
보험상품을 기획하는 사람은 금융관련지식이 무조건 최우선된다.
③ "ㅇㅇ업무에는 ㅇㅇ역량이 필요합니다."
당신이 가장 자신감이 떨어지는 부분이 바로 그 다음인데, 바로 ㅇㅇ업무를 하기 위한 ㅇㅇ역량이 내게는 없다는 것이다. 그것은 잘못됐다. 하나의 직무에도 다양한 팀이 존재하고, 그 아래 팀원이 존재하며, 각 팀별, 각 팀원별로 하는 업무는 전부 다르다. 그만큼 업무의 갯수가 많기 때문에 업무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면 그만큼 내 역량을 어필하기가 쉬워진다. 아니, 분명 그 중에 내가 잘하는 게 있기 마련이다.
구글에서 '업무분장표'라고 검색하면 무수히 많은 자료들이 나온다. 해당 자료들을 참고해 가며 내가 가고자 하는 직무의 업무들을 정리해 보면 그 중 내가 잘할 수 있다고 할만한 것들이 나오기 시작한다.
④ "저는 그 중에 ㅇㅇ역량이 있습니다. 관련 경험은..."
해당 업무들 중 내가 했던 경험과 비슷한 것이 있다면 바로 해당 경험까지 정리하면 된다.
자, 정리해 보자.
"이 일을 잘할 자신이 있나요?"
"네, ㅇㅇ사업은 ㅇㅇ특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ㅇㅇ직무는 주로 ㅇㅇ업무를 하고, ㅇㅇ역량이 필요한데, 제가 그와 유사한 경험이 있습니다. 잘할 수 있습니다."
나는 지금 스펙이나 경력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사업에 대한, 직무에 대한, 업무에 대한 '공부'의 영역이다. 지금부터 충분히 할 수 있는 것들이고, 공부한 만큼의 확신은 반드시 생긴다.
자신감이 필요하다면, 지금부터 시작하면 된다.
회사의 두 번째 궁금증이다. 당신, "괜찮은 사람인가?"
그 물음에도 역시 스스로 "네."라고 대답하자. 그럼 다음에 나올 질문은 이것이다.
"열정을 가지고 도전해 본 경험이 있나요?"
그럼 당신은 이렇게 대답하기 시작하면 된다.
"제가 생각하는 열정이란, ㅇㅇ입니다." (혹은 다른 키워드가 나오더라도 내용은 같다)
'열정'이라는 단어를 스스로 재정의해본 적이 있는가? 있다면 확신을 가져도 좋다. 당신의 그 생각은 옳은 것이다. 잘못된 생각은 없다. 대신 깊게 고민해봤으면 좋겠다. 그 고민의 깊이가 결국 자신감으로 이어진다.
내가 취업 당시 주장했던 '열정'의 정의는 책임감이었다. 불현듯 '열정'이라는 것이 생겨 어떤 일에 뛰어 든다. 그러다 이내 식어 돌아 선다. 이것을 나는 '열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주장했었다. 회사의 모든 일은 혼자하는 일이 없고, 내 열정은 곧 같이 일하는 동료들과의 협업, 공동의 목표, 성취에 큰 영향을 끼친다. 중간에 열정이 식더라도, 같이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끝까지 내가 해야하는 일을 완수할 수 있는 '책임감'. 그 책임감을 열정이라고 하고 싶다고 말했었다. 그리고 내가 책임감 있게 행동했던 일에 대해 이야기했고, 좋은 결과를 얻었다.
나는 그것이 고민의 깊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열정이란 무엇일까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했고, 협업, 조직, 창의, 정직 등 다른 어떤 키워드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마찬가지로 치열하게 고민했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나면, 내 생각에 확신이 생기게 되고 그것이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도 꼭 권하고 싶다.
당신의 생각에 오답은 없다. 물론 정답도 없다. 다만, 고민을 얼마나 치열하게 했느냐에 따라 자신감의 크기는 달라 진다. 100% 자신감을 얻으려면 지금부터 고민하면 된다.
회사의 세 번째 궁금증이다. 당신, "이 회사 오래 다닐 수 있는가?"
이 마지막 물음에도 마찬가지로 스스로 "네."라고 대답하자. 그럼 다음에 나올 질문은 이것이다.
"여기 왜 지원했는데요?"
그럼 당신은 이렇게 대답하기 시작하면 된다.
"이 회사라면 오래다닐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성장가능성이 앞으로도 무궁무진하니까요."
성장가능성도, 결국 공부의 영역이다. 이 회사가 어느 정도의 성장가능성이 있는지를 찾아서 이야기하면 그만이다. 예를 들어,
SKT에 지원하려면, "통신업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고, 특히 최근 이슈인 ㅇㅇ분야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하면 그만이다.
KT에 지원한다면, 조금 더 공부해서 "통신업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고, 그 중에서도 KT인 이유는 유선망 1등인 KT가 성장가능성이 있는 이유는 ㅇㅇ분야의 주 인프라가 유선망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된다.
LG유플러스에 지원한다면, 조금 더 공부해서 "통신업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고, 그 중에서도 유플러스인 이유는 IoT와 홈미디어쪽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 해당 분야가 앞으로 성장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면 된다.
계속 쓰다보니 결국 공부하라고 닥달한 것 같아 미안할 따름이다. 하지만 하고 싶은 말은, 자신감은 지금 당신의 스펙이나 경험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이다. 취업에는 자신감이 정말 중요하고, 자신감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반드시 나 스스로에 100% 확신을 가져야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그 확신은 스펙과 경험이 아닌 지금부터의 노력이 좌우한다.
물론 지금의 취업시장은 굉장히 비합리적이고, 너무 지나치게 많은 노력을 강요한다. 하지만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할 수 있다.' 고만 무책임하게 외치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노력으로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다.
이제 벌써 11월도 지나가고 있고, 2018년도 한 달 남았다. 이제 막 하반기가 끝나가는 듯 하지만, 상반기는 금방 찾아온다. 지금까지 잘 해왔으니 앞으로 조금만 더 함께 힘내 보자. 나 역시 당신이 반드시 이 길고 긴 터널을 이겨내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사람은 자기가 행복해지려고 결심한 만큼 행복해질 수 있다."
/ 에이브러햄 링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