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업계에 관심을 가진지는 얼마되지 않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서점 직원이 어느 코너의 책장에 꽂아야할지 고민할 것 같은 책은 처음부터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그런데 내가 좋아하는 책, 내가 만들고 싶은 책은 그런 류의 책이다. 이게 만화책이야 에세이야, 이게 화보야 여행가이드야, 이런 책 말이다.
<단독주택에서 살아보니>도 마찬가지다. (나는 리빙 쪽이라고 생각하는데 그건 내 생각이고.) 서점 리빙서적 코너에 놓이기엔 만화책이 왜 여기 있어?라는 오해를 받을 것 같고. 그렇다고 만화책 코너에 어울리는 것도 아니라 참 애매하다. 일본의 경우 만화를 표현방법으로 선택한 실용서적이 워낙 많아 어느 코너에 가도 만화책을 흔하게 볼 수 있지만, 한국은 아직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이쯤되니 애매한 게 내 개성이라는 생각마저 든다. 애매한 시대에 태어나 애매한 머리로 애매한 대학에 다니고 애매한 직업을 갖고, 애매한 만화를 그리고 앉았다. 심지어 카테고리도 애매한..;; 학교 다닐때도 그랬다. 덕후 사이에 끼면 넘나 일반인이고, 일반인이라고 하기엔 넘나 덕후고... 완전한 덕후가 되고 싶었지만, 덕후도 되고 싶다고 될수있는 게 아니고, 집중력 끈기 등 타고나야 하는 부분이 있더라. 아무튼 그렇게 난 늘 애매한 위치에 있는 애매한 인간이었다. 이제 이걸 밀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