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스마트폰 진동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긴급재난 문자였다. 포항에 지진이 났다는 문자를 읽기 시작한 순간, 의자가 떨려왔다.
"지진이다." "느껴져요." "심한데?" 사무실에 있던 직원들이 놀라서 한마디씩 했다. 각자 자기 자리에 앉은 채로 말만, 했다. 나는 의자가 달달달 떨리는 걸 느끼면서 모니터만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지진을 검색해보거나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리지도 못했다. 한 직원이 말했다. "나가야 하는 걸까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 지진이 곧 멈출 거라고 생각하면서도 멈추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어쩌면 이러고 있다 갑자기 죽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서울에 있던 내가 이런 생각을 할 정도니, 직접 지진을 겪은 분들의 공포와 불안은 어느 정도일지 상상조차 가지 않는다.
죽더라도 여기서 이렇게 죽는 건 정말 싫다고 생각하면서 센레에게 라인을 보냈다. 내 뒤에 앉은 직원은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러 사무실 밖으로 나갔다. 센레에게 답장이 왔다. 집에서도 느껴진다고. 답문을 보내려는 찰나 지진이 멈췄고 사람들은 안도했다.
영원처럼 느껴졌던 10초. 그 후 한 시간 동안은 어지럼증이 가시질 않았다. 겁도 많이 났다. 서울에 있어서 그렇게 강한 진동을 겪은 게 아닌데도. 집에 와서 뉴스를 보니 앞으로도 지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다고해 걱정이다. 포항에는 현재까지도 여진이 계속 되고 있다는데, 빨리 잦아들기를... 그리고 부디 인명피해만은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