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핸드메이드 제품에 대한 로망은 있었지만 만들기는 좋아하지 않았다. 이유는, 잘 못해서! 그런데 지금은 같은 이유로 만들기를 좋아한다. 베이킹, 꽃꽂이, 손바느질 모두 너무너무 재밌다.
그쪽에 재능이 없다는 걸 아니까 애초부터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안 생긴다. 그게 참 편하다. 바보 같은 내 모습에도 당당하고, 만들다가 꼬이면 그건 그것대로 즐겁다. 중간에 망치면 '어쩔 수 없지. 나는 만들기를 못하니까.(약간 포기하면 편해랑 비슷한 마인드?)'라고 생각하면서 즐겁게 완성한다.
나와 만들기를 같이 해본 사람들은 내가 얼마나 어설프고 마음대로인지 안다. 어이없는 실수로 의도치 않게 선생님을 빵 터지게 만들 때도 많다. 어쩌다 칭찬을 받게 돼도 우쭐대지 않는다. 어차피 이따가 망칠 것을 알기에...
1. 몇 분 전까지 모르던 것을 알게 되는 과정을 즐기고, 2. 조금씩 뭔가를 완성해 가는 자신을 신기해하는 것. 이것이 내가 생각하는 DIY 만들기의 즐거움이다. 더 잘 만들고 싶다거나 이걸로 뭔갈 해보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만들기가 재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