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세상에서 나오는 연습
"여보 요즘 트렌드는 농구인가 봐!" "우리 때 3:3 농구가 유행했던 것처럼 이렇게 또 돌고도네"
아침부터 신랑이 대단한 걸 발견한 듯이 핸드폰을 보여준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피드에 정말이지 농구로만 가득했다. "아닐걸, 요즘엔 다이어트와 운동"이 트렌드야!
내 인스타그램 피드엔 다이어트 식품과 운동 광고로 수두룩 하거든!
수많은 알고리즘으로 개인별 상품 추천과 온디멘드 서비스가 확장되면서 정말 편한 세상이 되고 있다.
온라인 주문한 내역으로 상품이 다 쓰고 떨어질 때 즈음 알람이 오고, 내가 관심 있어하고 오래 머물렀던 상품페이지를 기억하고는 애써 잠재워 놓은 소비욕구가 잊힐 때 즈음 알람이 울려 재고 현황을 보여준다.
정말이지 소비욕망을 잠재울만하면 깨워 흔들어대니 소비욕구에 숙면이란 없다.
하지만 누구보다 내 마음을 잘 알고 있으며, 나도 모르고 있던 나의 욕망을 끄집어 내주기도 한다.
내가 관심 있는 뉴스로 나의 취향 공동체의 일원들만 내 눈앞에 등장하는 것이다. 물론 너무 좋다. 내가 발품 팔아 다니지 않아도 좋고, 내가 원하는 것을 알아서 척척 눈앞에 보여주는데 뭐가 문제냐고 하는 분도 있을 수 있지만, 모든 현상에는 명암이 있듯이 여기에는 수많은 부작용이 도사리고 있다. 먼저 내가 원하는 기사와 내가 지지하는 성향의 글들만 읽어온다면 단연코 관련된 비슷한 글들을 읽게 알고리즘으로 엮여, 모두가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 착각할 수 있다.
나는 이 세상 모두가 다이어트에 매일매일 힘을 쏟고 있다 믿을 테고, 누군가는 세상 사람 모두가 농구에 빠져있다는 착각을 하게 된다.
단편적인 사례로 말을 하지만, 좀 더 확장시켜본다면 문제가 달라진다. 사회의 현상들을 보며 모두가 각기 다르게 해석하고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이 사라진다. 이런 알고리즘 우물에서만 산다면 나와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날 수도 없고, 만난다 해도 굉장히 비판적이고 공격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나와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라는 착각과 내가 하고 있는 사고와 생각은 옳다 라는 그릇 된 생각들이 깊어져 서로 다른 생각의 집단 갈등이 깊어지지는 않나 생각이 들곤 한다.
트렌드를 바라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 것이다.
편향되지 않을 것! 밀려오는 정보의 너울 속에서 돌바위에 부딪혀 부서지는 하얀 파도만 바라보면 안 된다.
잔잔하게 찰랑이며 꾸준히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큰 흐름도 놓치지 않아야 하는 것이다.
트렌드 정보지와 도서들을 모니터링하고, 글로벌 디자인 및 각종 전시회 리포트 리뷰와 실제 전시회 참관을 하면서 신기술과 신소재 및 감각적 오브제와 제안들이 담아내기 벅찰 정도로 쏟아진다.
이것들을 다 수렴할 수도 없고 모든 것을 다 소개할 수도 없지만, 반복적으로 보이는 흐름이 있다.
이것들을 각기 다른 분야별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나 혼자만의 혹은 특정 집단만의 시선은 아닌지 다른 분야의 사람들과의 의견을 공유하며 리 체크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 Mark Twa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