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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퇴사유랑단 Nov 27. 2021

인사팀 취업이 어려운 이유에 대한 단상

지극히 개인적 견해

이번 글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담은 글로서, 다른 인사담당자들과의 의견이 매우 다를 수 있으니 가볍게 읽어주시기 바라겠습니다. 저는 지금은 어찌저찌 인사팀에서 근무를 하고있지만 첫 직장생활부터 인사팀으로 한방에 골인했던 것은 아닙니다. 당시 목표도 사실 인사팀 자체였다기보단 전공살린 교육업무가 목표였구요. 이상하게도 예나 지금이나 '문과'취업준비생들이 많이 선호하는 직무였던지라 어마어마한 경쟁률을 한방에 뚫진 못했었습니다. 오늘은 이 인사팀 취업이 왜 경쟁률도 쎄고 어려울까에 대한 이야기를 몇 자 적어보겠습니다.


인사팀, 진짜 스펙이 좋아야만 들어가나?


제 경험칙상 졸업예정자신분으로 한번에 대기업정도 되는 회사 인사팀에 입사하는 신입은 정말 스펙이 화려하고 완벽한 사람이 대다수였던 것 맞습니다. 제가 신입시절에 봐왔던 사례도 그렇고 여러회사 거치면서 겪어본 점에서도 그렇습니다. 최소 SKY거나 해외대거나 직무경험이 엄청나게 강한 중고신입자거나 동기생들중 상대적으로 최고로 뛰어나거나였습니다.(어디까지나 '신입!'만요. 현직에서 발령을 통해 인사팀 신분들은 배경 다~~~양합니다.) 물론 공채에서 수시채용으로 바뀐 요즘은 조금 덜하긴 하지만 여전히 진입장벽이 신입에게 높은 직무이긴 합니다.


제가 취업준비생시절 유명한 취업컨설턴트 홍** 선생님같은경우는 누가 인사팀에 지원한다고 상담하면 무조건 다른 직무쓰라고 돌려보내곤 했다는 얘기도 들었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지인중 누가 인사팀에 가고싶다거든 다른 직무를 써보라고 권하거나 플랜B는 무조건 마련해놓으라고 말하곤합니다. 대단한 사람들도 많이 탈락하는 직무임에는 틀림없습니다.


대체, 왜? 인사팀이 뭐 그리 대단하다고?


그러게나 말입니다. 저도 현직에 있지만 왜 취준생들에게 인사팀이 인기가 많은지 당최 모르겠습니다. 소위 잘나가는, 힘있는 부서는 회사 재정이나 사업계획(경영전략, 신사업, M&A 등)관리하는 경영 부서 같은 부서입니다. 인사팀은 페이퍼워크도 상당히 많고, 보고라인이 CEO직속이거나 높이 가는일도 많아서 업무스트레스도 크고, 직원들에게 아쉬운소리, 불편한소리, 임금동결, 삭감, 명퇴등 업무관장해야하고,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직원들의 동네북처럼 욕먹고, 험담의 대상이되고, 블라인드같은 커뮤니티에서 공격의 대상인 공공의 적인 직무가 인사팀인데 말이죠.


심지어 성과도 눈으로 안드러나서 연말 부서평가에서도 늘 불리합니다. 영업처럼 돈을 벌어오는부서도 아니고 쓰기만하는 부서에, 자산운용/투자부서처럼 뚜렷한 수치로 실적이 나오는 부서도 아니고 참 고충이 있죠. 게다가 회사에서 승진이 잘되는 부서냐? 그것도 아닙니다. 영업이나 마케팅등 현장을 알거나 하는 부서들에 비해 승진할 자리도 없습니다. 인사팀 업무경력으로 타부서로 이동해봐야 연관성높은 부서도 없어서 어디 발령나도 고생하는 부서고 심지어 퇴직하고 써먹을 수 있는 기술이나 경력이 쌓이는 직무도 아닙니다. 조직이라는 울타리가 있어야만 기능을 하는게 인사라서 조직밖에선 그닥 인사실무경험으로 뭐 할만한 밥벌이가 좁습니다. 대체 이런부서를 왜들 오고싶어하는건지 신기합니다.


경쟁률이 쎄고, 고스펙자가 뽑히는 이유


가장 큰 이유는 첫째, TO입니다. 위에 적었듯 대단한 부서가 아닙니다. 일개 지원부서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엄청난 인력들이 필요하진 않고, 또 그러기에 자주 TO가 생기지 않습니다. 해마다 인사직무 신입공고가 뜨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봐도 되고, 그나마 몇년에 한번씩 TO가 생겨도 열에 아홉은 무조건 딱1명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게 큽니다. 취준생 수요에 비해서 공급이 적어서 경쟁률이 극악이 되는 것이 큽니다.


둘째, 갓신입이 들어와서 할만한 업무가 마땅치 않습니다. 물론! 어느직무나 마찬가지라는거 잘 압니다. 허나 인사직무는 특히 더 그렇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발령내고 하다보면 회사내에서 잔뼈도 굵고 수치로보이지않는 각 부서별분위기, 사람들 성향, 평판도 잘 알아야되고 옆부서에서 사람 빼오려면 뺏기지않으려는 팀장, 임원들과도 설득하고 맞대응할 깡다구도 필요합니다. 징계 업무는 더 심하겠죠. 채용도 여러부서와 소통이 필요해 조직정서를 잘 알아야 유리한 요소도 있구요. 그래서 그나마 인사제도, 급여, 교육 정도 세부 역할에 신입이 투입되긴 할뿐 핵심적인 인사 역할에 대졸신입으로는 좀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사람대 사람이 하는 일이라 그렇죠.


어쩌면 그래서! 고스펙자를 선호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왜?! 경력도 없거나 짧은데, 타 부서와 갈등을 해결하러 전면에 나서 불편한 소리도 하고 해야하는데, 그나마 똑똑한 지식과 스펙의 후광효과로라도 이용하며 사람을 다룰 수 있어야 말이 먹힐테니까요. (물론 인사는 업무 하나하나가 회사 全임직원에 영향을 미치는 정도가 크기에 사회통념상 똑똑한 사람을 좋아하기도 하지만요)


째, 대학 졸업예정자 신분으로 대비할 직무경험이 마땅히 없는 포지션이기 때문입니다. 영업처럼 활발한 대인관계, 세일즈, 알바경력이 매칭되는 것도 아니고, 광고/홍보/마케팅 처럼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이 있는 것도 아니고, 법무나 회계직무처럼 공신력있는 자격증이 있는 것도 아니고, IT직무처럼 Tech, 기술력의 차이가 나타나는 직무도 아닙니다. 즉, 뭔가 적합성을 판가름할 요소가 애~매합니다. (작은 동아리하면서 사람뽑아봤다? 인사경험에 끼지도 못합니다.) 그러다보니 채용시 고려할 요소들이 너무 없어 어쩔수 없이 다른 부분보다 스펙쪽에 치중되고 거기서 변별력이 발생해버리는 면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 3가지 이유는 공식적인 이유는 아닙니다. 전적으로 그냥 제 생각일 뿐입니다.


"그럼 어떻게하나?"


쓰지마세요. 물론 "인사팀에 이런역량 필요하구요 이런경험 쌓으신뒤 어필하세요"라고 말씀드리면 드릴 수 있는데 그렇다고 붙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말한다면 그건 솔직하지 못 한 답변일 것입니다. 쓰지말라는 말씀드리는게 오히려 맞습니다. 너무 어렵습니다. 소중한 취업지원기회 하나 그냥 바닥에 버리는 수준입니다. 쓰지마세요 신입으로는.


정 가고싶으면 1) 일단 다른직무로 입사한 다음에 내부발령을 노리세요. 그 확이 차라리 큽니다. 그리고 그랬을 때 인사팀내에서 인정받고 수월하게 일할 거리나 역할들이 더 많을겁니다. 2) 중고신입으로 노리세요! 일단 회사생활, 회사의 생리, 조직의 구조 등을 회사생활 조금이라도 하면서 겪어본 사람은 대학졸업예정자보다 그 자체로 엄청난 스펙이 될 겁니다. 회사안의 모든 근로자들 즉, 직장인을 이해해야만 할 수 있는 직무특성상 일반 대졸자로 한번에 뚫기는 정말 정말 어려우니까요! 3) 교육직무가 따로 뜨는 회사들이 있는데 그 공고에 지원해보세요. 진입장벽이 다른 인사직무에 비해서 쬐금 낮긴합니다. (스펙자체보다는 교육이나 교육비스무리한 대학시절의 경험들로 뒤집을 요소가 좀 더 있습니다)


오늘 글은 다소 암울(?)하지만 냉정한 의견을 드려보며 이렇게 마무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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