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준비생들이 흔히 하는 고민들 중에서 한 가지가 ‘이 회사를 쓸까 말까?’ 입니다. ‘이 회사 저 회사 필기, 인적성 시험 날짜가 같다는데 어디를 쓸까?’, ‘이 회사 최근에 안 좋은 기사도 나오고 그랬던데 면접 보러 굳이 갈까 말까’ 등의 고민들도 유사한 종(?)들로 볼 수 있겠습니다.
공통점은 붙고 고민해도 늦지 않다! 라는 점입니다. 위의 질문들을 모두 최종합격을 하기 전에 고민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 회사에 내 자리 맡겨 놓은 것도 아니고, 그 회사가 나 뽑아주기로 잠정 합의해준 것도 아닌데 말입니다. 물론, 내가 쓸 회사에 대해서 신중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좋습니다. 첫 회사가 중요하다는 얘기들을 많이 하기도 하고, 괜히 애매하게 뒤늦게 후회해봤자 잠깐 다니고 나오면 더 흠이 될 것 같기도 하고 그럴 것입니다. 이해는 갑니다. 다만, 그 고민의 시기는 최종합격을 하고 나서 해도 충분하답니다.
“서류 많이 던져라”
묻지마식 지원을 하라는 뜻은 아니지만 가급적이면 할 수 있는한 많은 서류를 던져보는 것을 저는 찬성하는 쪽입니다. 물론 다른 전문가들은 타깃을 잡아서 딱 가고싶은 산업군 5군데 정도에 집중해라, 정말 내가 가고자 하는 직무가 떴을 때만 기다렸다가 선별지원을 하는 것이 전략이라고 하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그냥 견해의 차이지만 저는 그래도 웬만하면 이 회사 쓸까 말까 고민하기 전에 일단 서류를 쓰고 지원서를 많이 던져놓는 것이 낫다고 봅니다.
쉬운 이유로는 확률적인 측면입니다. 취업은 1승만 하면 되는 게임이기 때문에 많이 써놓으면 확실히 어디선가 서류 합격 소식을 던져주는 곳이 있습니다. 내가 아무리 전략적으로 소수의 곳에 집중지원을 한다고 한들 주로 그런 ‘전략적’ 지원을 하는 곳들의 특성상 상당히 인기가 많은 내가 가고 싶으면 남도 가고 싶은 회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그렇다고해서 합격 확률이 더 높아지지는 않았던 것이 주변 사례들에서 많이 보였습니다.
두번째 이유는 경험치가 높아진다는 점입니다. 회사마다 자기소개서 문항들이 다르고 또 같은 직무에서도 선호하는 인재상이 다르기도 하고, 스펙들 중에서도 좀 더 중점적으로 보는 분야도 다릅니다. 그런 것들을 직접 경험을 해보는 것 만큼, 그렇게 감을 얻어가는 것 만큼 값진 것이 없습니다. 설사 탈락하더라도 다 경험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스토리라인으로 이런 역량을 부각했을 때 서류에서 떨어지는 구나, 붙는구나, 이 정도급의 회사에서는 이러이러한 애들이 주로 같이 썼구나 동향파악도 가늠해볼 수 있고 그럴 때의 나의 위치도 파악해볼 수도 있고, 작은 것 하나하나의 요소가 다 경험치로 쌓일 수 있습니다.
면접도 마찬가지입니다. 면접 딱 하나 붙은 곳인데 그 회사 소문이 안 좋은 회사라는데 그냥 가지 말까? 어리석은 생각입니다. 진짜 안 가고 싶으면 합격하고 안 간다고 하셔도 됩니다. 100번의 모의면접보다 1번의 실전면접이 큰 경험이고 자산이 됩니다. 그 기회를 날린다니요. 더구나 면접을 보면서 오히려 대외적으로 안 좋은 이미지이지만 내가 잘 못 알았던 사실을 깨달을 수도 있고, 내가 일할 부서는 좀 다르구나 느끼고 올 수도 있고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있는데 굳이 그걸 날릴 필요가 있을까요. 하다못해 아르바이트라고 생각하고 면접비라도 받고 오셔도 되구요.
세번째 이유는 은근히 시간을 잡아먹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회사 서류 몇 개 더 쓰는 것 그렇게 큰 시간 잡아먹지 않습니다. 처음 자기소개서를 쓰는 과정에서 감을 잡기가 어렵지 내가 경험했던 그동안의 스펙이나 역량들, 스토리들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익숙해지고 스스로도 자기소개서의 구조나 패턴이나 얼개가 보이게 되고 손에 잡히게 됩니다. 그 때부터는 그렇게 서류 몇 개 더 쓴다고 해서 그렇게 낭비되는 시간이 아니랍니다.
노파심에 한가지 더! 혹시나 탈락함으로써 내가 좌절하게될 실망감을 회피해버리려고, 그게 두려워서 혹시 서류를 하나 더 써보고 면접 기회 한번 더 도전해보고 하는 것에 겁을 먹고, 방어적인 심리가 작용한 것은 아닌지 가슴에 손을 얹어보시기 바랍니다. 그 자체가 두려워서 그런거라면 전혀 지레 주눅들 필요 없습니다. 야구에서도 잘 치는 3할타자도 10개의 공 중에 7개는 범타로 끝난다는데 1승만 하는 취업에서 1패, 2패 더 쌓이는거 쿨하게 받아들이는 멘탈도 때론 필요합니다. (물론 정말 간절했던 곳에서의 패배는 더 쓰라리다..라는거 알지만 하루정도만 힘들어하고 툭툭 털고 일어나셔도 괜찮답니다!)
마지막으로 유의할 점은, 어디까지나 묻지마식 지원을 하라는 뜻은 아니라는 말씀은 드리면서 글 마무리하고자 합니다. 묻지마식 지원과 서류를 많이 쓰는 것의 차이는 나의 전략이나 방향성을 어느 정도 밑바닥에 설정을 해놓느냐 아니냐의 차이라고 봅니다.
플랜A와 플랜B를 정하세요.
플랜A는 내가 정말 가고 싶은 직무를 정하고 거기에 맞는 서류준비를 철저히 해놓고 어느 회사가 뜨든 그 직무가 뜬 곳이 있다면 써보십시오. 그리고 플랜B를 만들어놓으세요. 후순위 직무인데, 후순위 직무가 명확히 있다면 좋고 만약 없다는 저는 가급적이면 문이과 막론하고 영업/영업관리쪽을 하나 잡아놓으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전공무관이라서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낮고, 어떤 경험이나 어떤 역량을 내가 갖추었어서 조금만 커스터마이징하면 맞춰서 서류 쓰기에 조금은 용이한 면이 있는 직무입니다. 또 채용공고의 TO도 많은 편이구요. 영원히 영업/영업관리 하는 것도 아니고 입사하고나서 다른 부서로의 발령시에도 장점이 많은 직무입니다.
어쨌든 그래서 내가 플랜A의 직무를 설정해 놓았는데 그 직무는 비록 안 떴지만 회사는 괜찮은 규모의 회사고 안정적이다! 싶으면 그때는 그냥 서류 안 쓰는게 아니라 플랜B로라도 던져보는 것이지요. 그러면서 서류를 많이 써보는 것을 권장하는 바입니다. 다시 말하지만 정 플랜B로 쓴 곳이 맘에 안 든다? 최종합격 하고 고민하십쇼. 최종합격 누가 맡아놓은 거 아닙니다.
신중한 고민은 좋다, 다만 너무 미리부터 고민거리만 키워서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거나 집중력 흐트리지말고 그 회사에 대한 판단은 최종합격을 하고 해도 늦지 않다. 그 과정부터 한번 겪어보고 실패 두려워말고 도전부터 해보라! 라는 의견 전달드리면서 오늘 글 마무리하겠습니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