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기쁜 일이 생기거나 새로운 일을 시작할 때
가장 가까운 사람이 먼저 기뻐해줄 거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말이야,
괜히 말을 꺼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더라
기쁜 소식을 전했는데, 돌아오는 건, 축하보다 심드렁한 반응일 때, 혹은 금세 화제를 다른 쪽으로 돌리는
모습. 그럴 때 문득 '아, 말하지 말걸?' 하고 되감기
버튼이라도 있다면 눌러버리고 싶은 마음이 인거야.
처음엔 그냥 서운했어.
그런데 그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라, 자꾸 반복되다 보니 조금씩, 그 관계에 선을 그어야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가 나의 시작을 응원해 주는 건 아니더라고.
어쩌면 그 사람 마음 깊은 곳엔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작은 불안이 자리하고 있었는지도 몰라. 네가 무언가를 시작하려 할 때, 그 시작이 함께 맞춰왔던 관계의
균형을 조금씩 흔드는 일처럼 느껴지는 거야.
그리고 무의식의 경쟁심은 겉으로 드러나기보단, 대답을 회피하거나 기쁨에 함께 반응하지 못하거나, 화제를 돌리는 식으로 조용히 나타나지. 그건 '너보다 내가 더 잘나야 해' 같은 노골적인 경쟁이 아니라 자기 안의 재능과 가능성을 들여다보지 못한 채, 네가 빛나는 순간에 마음 한켠이 괜스레 불편해지는 조금은 어긋난 시선에서 비롯된 반응인거야.
진짜 좋은 사람은,
내가 뭔가를 '이루었을 때' 박수 쳐주는 사람이 아니라
아직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은 그 불완전한 설렘을 함께 기뻐해주는 사람이더라. 결과가 아니라, 그저 시작하고자 하는'마음'을 응원해 주는 사람.
물론, 힘들 때 옆에 있어주는 사람도 고맙지. 하지만 정말 마음 깊이 감동받는 순간은, 내가 아직 갈피도 못 잡고 어쩔 줄 몰라하는 그 출발선에서 '너 라면 잘할 거야"라고 말해주는 사람이야 그 사람이 진짜 나를 아끼는
좋은 사람이더라.
그림출처 : @march-bomve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