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인생의 목표란

by 로망버드

인터넷에 요즘 유행하는 성격카페가 있다. 한참 첫째아이가 이해되지 않을 때였다. 그러면 성격유형에 따른 공부방법과 양육방법이 달라야할 것이라는 데까지 생각이 미쳐 우연히 검색해서 들어갔다가 내가 빠지고 말았다. 그 카페 자체의 목적이, 자신의 성격 유형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고치거나 숨겨야 할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이해받아야한다는 것이었으므로 나는 완전히 빠져들었다. 다른 취미 동호회와 달리 이 카페는 무언가를 할 필요도, 아무 준비물도 없었다. 그저 '내 자신'이기만 하면 되었다. 그래서였나보다.이 카페에 들락날락할 때 그렇게 위안이 될 수 없었다. 아무도 바꾸어야한다고 하지 않았다.그냥 이렇게 생겨먹은 나 자신으로 있으면 되었다.


나는 그냥 내가 되기 위해 이렇게 오랜 시간이 흘러야했다. 그리고 이제야 나를 더 알고 진짜 사랑할 준비가 된 것 같다.

이제 나는 내가 아닌 누구도 될 수 없음을 깨닫기에, 아이를 다른 누구로 바꾸기 위한 노력이야말로 가장 소용없는 일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그러므로 우리가 늘 다짐해야하는 것은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가 되려는 노력이 아닐 것이다. 눈이 떠지지 않는데 애써 껌껌한 새벽에 억지로 앉아있을 필요가 없다. 오늘은 일어나지 못했다고 자책할 필요가 없다. 오늘 요가를 하지 않았다고 부채감을 느낄 필요도 없다.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자기전에 한숨을 쉬는 것도. 오로지 내가 해야하는 노력은 나를 알고 나다워지는 것이다.가장 자연스러운 것이 가장 평온하다.

사실 아침에는 피부 탄력에 관한 화장품을 몇개 주문했다.이제 나는 억지로 피부를 팽팽하게 하기 위한 노력 자체를 경계할 것이 아니라 수많은 선택들 사이에서 내가 내 자신을 이렇게 돌보아야겠다고 결정한 방식을 사랑하는 것으로 타협했다. 따지고 보면 신념이라는 것도 내가 혼자서 오롯이 만든 것이 아니다. 신념대로 사는 것이 정말로 나다운 것인지, 그 신념이 정말 나의 것인지는 세상의 바람에 흔들려 뿌얘진 흙탕물의 모래들이 가라앉기를 기다려서 나타나는 맑은 용매를 그제서야 바라보듯 찬찬히 기다려서 보아야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해보니 좋다던 것을 그냥 따라하는 것이 처방이 아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더 조용히 침잠하여 생각해야한다. 팩트 체크하듯.


나는 '입시는 90%가 엄마다' 라는 책과 '월든' 같은 책을 동시에 읽는다. 모순 아닌가 하면, 내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내가 살고자 하는 삶의 방식을 '선택' 하기 위함이지 나의 방식을 '개조'하기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쪽을 탐하는 것도 나고 저 쪽을 탐하는 것도 나이다. '채근담'에서도 '이익과 욕심만이 우리를 해치는 것이 아니라 자신만이 옳다고 생각하는 독선이야말로 마음을 해친다'고 하지 않았나.맹목적이지만 않다면 다양한 선택의 길속에서 이런 저런 길들을 선택해서 즐겁게 걸어가면 될 것이다.

나 자신을 개조하려고 불안해하고 나 자신과 언제나 싸우다가, 결국 우리는 우리 자신으로 돌아올 것이고, 인생의 목표란 돌고 돌아 그것이 아닐까 싶다. 나 자신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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