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코로나와 방학과 모두의 집콕으로 비타민AT의 후천적 결핍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비타민 AT라니, 들어본 일이 있는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비타민 AT라는 건 내가 지어낸 것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비타민 AT(Alone Time). 혼타임 비타민이다.
나 자신이 정확히 무엇인지 잘 알 수 없는 어떤 청춘의 시기를 거쳐 지나오면, 이제 군중속의 외로움이 무엇인지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서서히 우리는 비타민 AT를 필요로 하게 된다.
게다가 코로나 시대, 더욱 이것은 현재, 가장 우리가 결핍되기 쉬운 비타민이 되었다.
적당한 배부름과 보호와 휴식이 보장되는 현재 비타민 AT 결핍은 물질이 넘쳐나는 현대형 질병이라고 할 수 있지만 우리는 모두 이미, 비타민 AT의 존재를 필요로 하게 되어버렸다. 꼭 필요한 물질들에 둘러쌓여 있는가와는 별개로.
이 비타민은 여타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필수불가결이며, 비타민 AT는 결코 다른 것으로 대체될 수 없으며, 다른 것을 통해서도 취할 수 없이 오직 혼자 있는 시간으로서만 스스로 합성한다.
사람마다 필요로 하는 필수량은 다를 지언정, 살아가는데 있어 꼭 필요한 것이 바로 이 비타민이다. 다른 비타민과 마찬가지로 주기적으로 채워주지 않으면 불안과 짜증, 관계의 예민한 균열을 야기한다.물론 다른 비타민들의 과다섭취가 문제가 되듯, 이 비타민 AT도 너무 많으면 그것대로 무기력증과 염세주의를 동반한다.
혹시 이유없이 짜증이 나고 같이 있는 사람이 밉고 아무것도 하기가 싫다면, 다른 요소들과 함께 비타민 AT의 결핍을 심각하게 의심해보라.
몸속의 비타민 D 전구체가 햇빛을 받아 D3로 활성화되려면 최소 20분 이상 자외선에 노출되어야 하듯이, 이 AT 비타민이 몸속에서 만들어지기까지는 아무리 못해도 20분 이상이 소요된다. 뛰면서 즐기는 커피한잔의 여유가지고는 안된다.
만들어진 비타민 D3는 2주가 지나도 활성화되어있다고 하는데 이 비타민 AT도 거의 그만큼, 어쩌면 그 충전주기는 더 짧아야한다.
비타민 D3를 위해서는 자외선이 있어야하지만 이 비타민의 온전한 흡수를 위해서는 사실 필수 준비물은 아무것도 없다.
나 또한 언제나 주기적으로 비타민 AT가 있어야한다. 작은 거북이 두 마리가 헤엄치는 작은 수조의 물소리만이 들리는 고요속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의 일렁이는 움직임만이 보이는 창가 풍경을 두고 어떠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가라앉아야한다. 무엇을 해야한다는 생각도, 무엇을 하지 말아야한다는 생각도 말고,일상의 약속과 규칙과 해야하지 말았을 말들에 대한 자책에서 벗어나서. 묵언수행을 하듯 벽에 걸린 그림을 아무런 목적없이 응시하면서.
아무런 준비물이 없는 것이 준비물인 비타민 AT의 충전에는 아무런 준비물이 없는 것이 준비물이다. 그때그때 바뀔수 있는 것이 준비물이다. 다만 정말로 혼자라는 그 자각이 충분조건이자 필요조건인 것이다.
함께 있어도 외로웠던 시대에서, 혼자 있어도 더 혼자이고 싶게 바뀐 아이러니한 시절에, 모두 비타민 AT의 결핍에 유의하시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