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Real No.1 Hotel in Singapore
한국 사람들이 싱가포르를 방문할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면, 단연코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일 것이다. 모두가 "No, Impossible"이라며 두 손을 들 때, 유일하게 사업주인 샌즈 그룹이 원했던 사업기간 27개월을 준수하며 무사고 준공을 이룬 덕분에 많은 한국인들에게 자랑과 같은 건물이기도 하다. 에펠탑 길이보다도 긴 '스카이 파크와 인피니티 풀'을 200m 높이에 올린 것도, 호텔 수영장 하나 만드는 데 방수가 되니 안 되니, 공사비가 얼마니 하며 '안 된다'를 외치는 많은 시공사들의 한계와 매우 대비되는 지점이라 하겠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가포르를 대표하는 호텔은 마리나베이샌즈 호텔이 아니다. 모든 걸 숫자로 나열하는 걸 좋아하지는 않지만, 또 1위와 2위를 정하는 잣대가 주관적이라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지만, 내가 생각하는 1위가 그렇다는 말이다.
오늘은 싱가포르의 1위 호텔, '카펠라 호텔' 이야기를 해 보고자 한다
카펠라 호텔은 싱가포르, 중국(상해, 하이난), 인도네시아 발리 등을 포함해 단 6곳에만 존재한다. 자칭 6성급, 7성급 리조트를 자칭하나, 사실 호텔업계에서 5성급 이상으로 공식 그레이드를 부여하는 시스템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세계 최고급/럭셔리 호텔 브랜드 정도로 인식하면 된다. 싱가포르에서는 2018년 북미정상회담의 무대가 되었던 곳으로, 최고의 보안과 프라이버시가 확보된 호텔로 싱가포르의 상징적 호텔로 급부상했다.
슐츠 회장은 글로벌 호텔 체인 브랜드 '리츠 칼튼(Ritz-Carlton)'의 초기 오픈 멤버이자 대표이사, COO(최고운영책임자) 등을 지낸 호텔업계의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그는 호텔리어 출신이자 호텔 브랜드를 런칭한 경험, 노하우를 살려 The West Paces Hotel Group에서 새로운 호텔 브랜드를 런칭할 준비를 한다. 미국 애틀란타에 본사를 둔 이 회사가 시간이 지나 '카펠라 호텔 그룹'으로 사명을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럭셔리 호텔/리조트 개발, 운영회사로 발돋움을 하게 된다.
폰티악 랜드 그룹이 누구인가. 싱가포르 최대 부동산 재벌 그룹으로, 자산 규모만 약 9~10조에 달하는 막강한 자본력을 보유한 싱가포르의 대표 그룹이다. (참고 : https://brunch.co.kr/@paradishift/278) 상업용 빌딩, 리테일, 호텔, 레지던스/주거 등 부동산 관련 거의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던 폰티악 랜드는, 밀레니아 싱가포르 프로젝트 내 리츠 칼튼 호텔을 설립하는 등 호텔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내비쳐 왔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개발사는 호텔 개발의 시행을 전담하여 프로젝트 관리와 자금수혈을 전담하고, 실제 호텔 운영은 전문 호텔운영사에 위탁하는 경우가 많다. 쉽게 말해 폰티악 그룹이 호텔을 지어본 경험은 많지만, 제대로 운영할 수 있는 '럭셔리 호텔, 5성 호텔' 수준의 서비스 운영 역량은 확보하지 못했던 셈이다. 그러던 중 리츠 칼튼의 DNA인 '홀스트 슐츠' 창업자가 만든 카펠라 호텔 브랜드에 대한 관심과 의사소통은 폰티악 그룹의 가려운 곳을 긁어줄 새로운 무기임에 틀림 없었다.
45살 에번 퀴는 카펠라 호텔 그룹의 부사장이자, 폰티악 랜드 그룹 전체의 디자인/고객 응대 관련 대표를 겸직으로 맡고 있다. 젊은 나이에 어떻게 그 자리에 올랐을까? 그렇다. 에번 퀴의 아버지는 '퀴 리옹 텍', 바로 폰티악 랜드 그룹의 현 회장이다. 할아버지이자 폰티악 그룹의 창업주인 '헨리 퀴'가 부동산 개발로 싱가포르 최고 자리에 오른 것을 어릴 때부터 경험한 에번 퀴. 그는 특히 할아버지, 가족과 함께 어릴 적 호텔에서 보냈던 일상을 매우 특별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어렸을 때 싱가포르에 있는 집 발코니에서 매일 밤 리젠트 호텔을 건설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내 핏줄 속에는 호텔이 흐르고 있다”
- 에번 퀴, 포브스 인터뷰 중 -
코로나 기간에만 방콕, 하노이에서 새로운 카펠라 체인을 개장했지만 많은 이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객실 점유율이 두동강 난 작금의 현실에서 새로운 글로벌 호텔 브랜드를 런칭한다는 것이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픈을 강행하고, 이제는 몰디브에 새로운 카펠라를 준비하고 있다. 요트가 정박할 수 있는 프라이빗한 섬을 4개나 만들기 위해 간척사업을 벌였고, 환경영향평가도 마쳐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있다. 2025년 오픈 예정이며, 많은 글로벌 카펠라 호텔 이용 고객들을 이 곳으로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참고) 카펠라 체인 세계분포도, 2023년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