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isode 6
방법 1. 산부인과 초음파로 확인하기
일반 초음파가 있고, 입체 초음파가 있다. 일반 초음파는 말 그대로 아이가 누워있는 상태 그대로 산모 복부에 진단기를 갖다대는 것이다. 차가운 젤을 바르고, 누워있는 산모에 진단기를 갖다댄다. 운이 좋아 태아가 바로 누워있다면 얼굴을 볼 수 있을텐데, 여기서 '바로 누워있다'란 단순히 정자세로 누워있는 것만을 의미하진 않는다. 똑바로 눕는 건 당연하고, 팔을 들어 본인의 얼굴을 가리거나 또는 본인과 산모를 연결하는 탯줄이 얼굴 위를 지나지 않아야 한다. 얼굴을 똑바로 본다는 게 그만큼 어렵다. 조금이라도 더 잘 보일까, 산부인과 의사 선생님이 산모의 배를 통통통 치면서 이리저리 태아의 자세를 옮겨 본다. 적당히 쳐서는 움직이지 않는지, 산모한테 자세 변경을 요구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엄마, 반대로 돌아누워 봅시다", "엄마, 호흡을 크게 들이마셨다가 다시 내쉬어 봅시다." 이리저리 요구하면서 아이의 얼굴을 보기 위해 애걸복걸한다.
'몇달 뒤면 쉴 새 없이 볼텐데, 뭐하러 이리 얼굴을 못 봐서 다들 안달인건지...' 하면서도 나도 초음파 너머 아기 얼굴을 보기 위해 보호자용 TV 모니터를 예의주시한다. 이마가 조금 튀어나왔으면 내 이마가 아닌지, 코가 조금 우뚝 서 있으면 내 코랑 닮은 게 아닌지, 하나 하나 나와 태아의 공통점을 찾으려 안달이다. '건강하기만 하면 되지 뭐...' 다들 그렇지 않은가 보다.
방법 2. 초음파 사진을 주면 AI 가상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업체 이용하기
검색만 해 보면 AI 기술 기반 아이의 얼굴을 만들어주는 업체가 있다. 가격이 5만원 정도 하는데, 이 얼굴이 실제 태어났을 때의 아기 얼굴과 같다는 보장도 없지만 일단 해 본다. 5만원에 무엇이 포함이냐? 사진, 영상을 보내준다. 인터넷 파일로만 보내주면 5만원의 가치가 덜할 테니, 실제 출력본 사진을 집으로 보내준다. 영상도 그냥 이미지를 재생하는 게 아니라, 아기가 눈 뜨고 얼굴도 움직이는 모습을 약 10-15초 영상으로 담아 보내준다. '그래, 재미로 해 보자. 이마저 애기 태어나고 나면 누릴 수 없는 재미일 테니...' 그렇게 5만원의 의뢰를 하고, 약 이틀이 지나니 영상과 이미지 결과가 나온다. 오,, 받았다. 아주 귀여운 아기가 우리 태아 초음파 사진으로만 나왔다니, 신기하면서도 믿기지 않는다. 정말 애기가 저렇게 나올까? 정말 저렇게 생겼을까? 반신반의하지만, 어쨌든 이쁘게 생겼다니 기분은 좋다.
양가 부모님들께 영상과 이미지를 보내드렸다. 하루종일 그것만 보신단다. 양가의 즐거움, 그리고 우리 부부의 소소한 행복에 5만원의 가치라면 충분히 의미있는 소비 아닌지...?
방법 3. 부부의 가장 어릴적 사진을 꺼내보기
방법 1, 2도 있지만, 아이가 태어나고 되돌아보니 가장 정확한 건 <방법 3>이라는 생각이 든다. 왜? 아이는 결국 엄마와 아빠의 DNA를 물려받은 자식이기 때문이다. 둘을 다 닮는 경우보다도, 결국 둘 중 한쪽에 더 치우쳐 닮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다. 물론 누굴 닮았냐에 대한 논쟁은 별도로 하고서라도... 여기서 중요한 건 제일 어릴 적, 태어나고 나서 가장 이른 시간에 찍은 사진을 꺼내는 것이다. 아기가 태어나 신생아일때의 얼굴과 부모의 가장 어릴 적을 비교해야, 비로소 누굴 닮았는지가 가장 명확히 나온다. 아이를 품에 안고 보면, 간혹 아주 가끔 소스라치게 놀랄 때가 있다. 내 어릴적 사진과 너무 똑같아서... 물론 지금의 내 얼굴에는 그 어릴적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지만.
난 결국, <방법 3>을 가장 추천한다. 그리고 방법 2를 하더라도, 저 업체가 앞으로는 기존 부모들의 어릴 적 사진도 함께 받아서 제작에 공을 들이면 더욱 정확도를 높이지 않을까 한다. 실제 정확도가 높든 안 높은, 그렇게 데이터를 받아서 만들어준다고 마케팅하면, 업체에 대한 의뢰 부모들의 신뢰도도 높아질 것이다. 정확하든 하지 않든. 어쨌든 낳기 전에 의뢰해서 돈을 내고 이용하는 서비스니까, 맞고 틀리고는 구매에 전혀 지장이 없지 않나 ㅎㅎ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