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러 브랜딩의 유래
의미와 색이 만나면
강력한 메세지가 된다.
오늘날 우리는 고유한 컬러를 가지고 브랜드를 홍보하는 방식에 매우 친숙해졌는데요. 수많은 브랜드에서 볼 수 있듯이, 색상은 단순히 눈으로 보는 비주얼 요소가 아닙니다. 브랜드가 전달하는 감정의 언어이자 강력한 메시지죠. 오늘은 여러분이 궁금해할 만한 컬러 브랜딩의 시작과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19세기말, 대량 생산 제품이 쏟아지면서 브랜드들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어떻게 하면 나의 제품이 더 눈에 띌까?" 그 해답은 바로 일관된 색상에 있었죠. 브랜드들은 고유한 색을 통해 제품을 만들었어요. 제품뿐만 아니라 광고, 패키지 등 다양한 곳에 같은 색상을 사용했습니다. 결국 소비자들은 색만 봐도 브랜드를 떠올리게 됩니다. 이것이 바로 컬러 브랜딩의 시초입니다.
그럼 컬러브랜딩의 과거 사례들을 살펴볼까요?
(그림 1. 코카콜라 광고 이미지)
코카콜라 하면 빨간색 로고가 가장 먼저 떠오르죠. 많은 이들이 산타 광고에서 코카콜라의 빨간색이 시작된 걸로 알고 있지만, 그건 사실이 아닙니다.
(그림 2. 1922년 미국 약국 모습)
130년 전, 미국에서는 탄산음료가 약국에서 판매되는 건강음료였습니다. 당시 사람들에게 탄산수가 주목을 받자, 약사들이 시럽과 각종 약재를 탄산수에 섞어 만들어 팔았죠. 이 음료가 탄산음료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럼 코카콜라는 왜 빨간색을 썼을까요? 바로 세금 때문입니다. 당시 술에는 세금이 붙었지만, 탄산음료는 세금이 붙지 않는 면세 상품이었어요. 그래서 코카콜라는 술과 혼동되지 않도록 빨간색으로 제품을 표시했습니다. 구분용으로만 빨간색을 사용한 게 아닌데요. 광고 포스터, 트럭, 자판기 등 브랜드의 모든 영역에서 사용되었고, 지금의 강력한 브랜드 정체성을 만들었습니다.
(그림 3. 코카콜라 광고, 코카콜라 배달트럭, 코카콜라 관련 기계)
(그림 4. 코카콜라 로고의 변천사)
참고로 최초의 탄산음료 브랜드가 코카콜라가 아니라 닥터페퍼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1885년 닥터페퍼 탄생 후, 1년이나 지난 1886년에 코카콜라가 나오게 됩니다. 닥터페퍼는 미국 남부지역에서 성장했던 반면, 코카콜라는 초기부터 이 컬러브랜딩과 함께 전국적으로 확장합니다. 비록 후발주자로 참여했지만, 뛰어난 브랜딩과 공격적인 확장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그림 5. 1885년 닥터페퍼, 코카콜라 음료수 병의 변천사)
사회적으로 핑크는 여성의 색이라는 인식이 있는데요. 이건 사람의 본능에서 유래된 걸까요? 아닙니다.
놀랍게도 20세기 이전에는 주로 핑크는 남자, 블루가 여자의 색상이었습니다. 핑크는 강렬한 빨간색 계열이라 남자아이들이 많이 입었고, 부드러운 블루는 여자아이들이 선호했죠.
이후 대량 생산이 시작되면서 가전제품과 육아제품이 많이 생겨나는데요. 그때 주부들을 타겟으로 사용된 컬러가 바로 핑크색입니다. 이때 General Electronic과 같은 많은 가전 브랜드들이 트렌드에 맞춰 핑크색 제품이 만들어 냈습니다.
게다가 1950년대 당시 퍼스트레이디 마미 아이젠하워(Mamie Eisenhower)의 핑크 패션이 큰 화제였는데요. 핑크색 가운을 입고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그녀는 'Mamie Pink'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였습니다. 이후 핑크는 영화, 광고 그리고 바비 인형 등을 통해 여성성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림 7. Mamie Eisenhower와 Marilyn Monroe, 1950년대 빈티지보그잡지)
즉 '핑크색은 여자'라는 인식은 컬러 브랜딩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에르메스의 상징엔 오렌지 컬러가 있는데요. 이 컬러가 에르메스의 색이 된 배경에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숨어 있습니다.
(그림 8. 에르메스 로고)
원래 에르메스의 패키지는 크림색 배경의 금색 테두리로 이루어진 고급스러운 디자인이었습니다. 귀족과 상류층 고객에게 적합한 고전적인 분위기 조합이었는데요.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크림색 포장지와 금박 재료를 구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급하게 선택한 것이 가장 인기 없는 색이었던 오렌지 컬러의 상자였죠.
(그림 9. 에르메스 패키지의 변천사)
전통적인 검정이나, 금색 대신 눈에 띄는 오렌지색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에르메스는 더 많은 사랑을 얻게 됩니다. 전쟁이 끝난 후에도 오렌지 색에 대한 반응은 좋았고, 결국 에르메스의 대표적인 시그니처 컬러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우연한 선택이 에르메스의 독특한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이번 글도 재밌게 읽으셨나요? 컬러는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표현하는 방법 중 가장 강력한 방법인데요. 어떤 색을 보자마다 특정 브랜드가 떠오른다면, 그게 바로 성공적인 컬러 브랜딩인 거 같아요. 여러분은 어떤 브랜드의 색상이 가장 인상 깊으신가요? 댓글로 여러분의 생각을 나눠 주세요!
저는 다음에도 재미있고 유익한 디자인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그때 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