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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인의 정원이야기 Nov 10. 2020

#단풍

나미래의 詩詩한 가을 이야기


뒤뜰의 단풍나무는 낙엽을 붙들고 있더군요. 가을의 한 줌을 잡아보았습니다. 



이젠,

 가을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기인가 봅니다.

 

주말 내내,

마당 주변에 떨어진

단풍을 쓸면서, 

가을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제는 떠나보내야 할 때이지만,

아름다웠던 계절의 감각을 떠올리며

긴 겨울을 보내야겠습니다.




단풍


꽃집 담장 꽃이 지니

눈길 밖의 단풍나무에

아이들의 얼굴 색이 걸렸다


이파리에 오른

여름날의 열정은

가을의 사랑으로

마지막 잎새가 되었고


떨어지지 마라

다시 오르지 마라

바람에 버림 받은 색동 나비

외로움은 어디에 숨길까


산을 건너 강을 건너

눈빛 교환의 그 자리도

멈춰두었다 그릴까

숨겨두었다 만질까


더딘 햇살을 기다린

아스팔트 위 그리움의 가을

포근하게 감싸줄까 해도

온기 없이 데려가고 만다


쓸고 쓸고 또 쓸고

가을을 결국 쓸어내고 말았다

지키지 못한 내 마음도 쓸어

빗자루 끝에 붙은 미안함을 쓸고


그 미안한 가을,

잠시 가슴팍에 데려와 재워둔다


(#단풍_나미래)





산을 건너 강을 건너
눈빛 교환의 그 자리도
멈춰두었다 그릴까
숨겨두었다 만질까



시의 4연 부분은

 올해 계획했었던

오대산 선재길을

다녀오지 못한 아쉬움이 묻어나네요.


조용히 다녀온 사람들도 많았겠지만,

코로나19가 종식되는 그날까지

장거리의 단풍 여행은 잠깐

접어두렵니다.


오대산의 선재길을

기억으로 밟아 다시 한 번 다녀옵니다.


https://brunch.co.kr/@mire0916/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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