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빠의 생신.
첫째 언니랑 영상통화를 하다가 언니가 마침 아빠를 바꿔줘서 아빠랑 통화를 하게 되었다.
"아빠~~~~! 생신 축하드려요!!!! "
- 어디냐~~
" 아빠 저 영국이에요. 젠유네에 와있어요! "
- 그래~?
" 네~ 아빠 제가 여기 지내고 있는데 보여드릴까요?~~
여기는 거실이고요~ 저기는 부엌.. 그리고 오늘 소파베드가 들어올 거예요!
여기 방은 하나고, 젠유는 위층에서 일하고 있어요"
- 그래~ 그러면 너는 거실에서 자는 거야?
" 아니요, 저 위층에서 젠유랑 자는데요?"
-......................
............................
( 약 3분간의 정적이 흐르고........................)
사이가 많이 깊어졌나 보구나~
" ㅋㅋㅋㅋ 우리가 어린애들도 아닌데요 뭘~
젠유가 37살이고 제가 32살이니깐
우리 가족도 알고, 젠유네 가족도 다 알고 있어요~ "
- 아.. 젠유가 생각보다 나이가 많구나
" 네~ 저도 처음에 젠유 만났을 때 저보다 어린 줄 알았어요 "
- 그 정도는 아니고.. 나이 들어 보이지는 않네.
아무튼 알았어. ~ 잘 지내고 ~
" 네. 아빠~ "
------------- 잠시 후, 아빠 / 언니와 짧은 통화를 마치고 그날 저녁이 되었다.
문득 자려고 누운 저녁, 곰곰이 생각해 보니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될 거까지 다 말한 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내가 미래의 딸이 누군가와 동거를 한다는 사실을 알려왔을 때의 기분은 어떨까?
썩 좋은 기분은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 거다.
사실 우리의 이 시간이 훗날 결혼으로 이어질지 아닐지 아무도 모르는 상태에서 무턱 되고 동거 사실을 알리는 게 잘하는 일인가 싶다.
하지만 누누이 생각이 들기를 내 선택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나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삶이 누군가에게 맞던 틀리던, 지금의 나에게는 맞다.
철없는 딸을 둔 아빠에게 심심한 위로를 드리며... 잠시 생각에 잠겼던 밤이다.